밤 9시 누군가 잠겨진 진안군청 브리핑룸(기자실)을 살짝 열고 들어왔다.
불은 켜지 않은 채 들어오자마자 전화기 앞에 앉아 버튼을 누르기 시작하는 수상한 사람.
번호는 060으로 시작됐다.
통화가 연결되자 수화기에서는 알 수 없는 여자의 야릇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이 수상한 사람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 것일까?
또 누구일까?
진안군청 브리핑룸의 전화요금이 갑자기 많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3개월 전부터다.
이전까지만 해도 3~4만원이었던 것이 최근 8~10만원으로 늘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홍보계 담당직원이 전화국에 확인해 본 결과, 전화요금은 060 음란전화로 인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누군가 밤에 브리핑룸에 몰래 들어와 음란전화를 하고 있었다는 것.
브리핑룸은 문을 잠가도 쉽게 열 수 있다는 것을 이용했다.
시간은 밤 9~10시에 집중되어 있다.
출입기자들은 대부분 6시께 모두 퇴근을 하기 때문에 이들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브리핑룸을 올 수 있는 사람들은 야근하는 공무원들 뿐.
브리핑룸 바로 옆은 행정지원과 앞은 전략산업과가 위치해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무원들, 특히 두 개 과의 남성들은 모두 용의 선상에 올랐다.
홍보계에서는 060 전화를 차단해 버렸다.
또 청내에 소문이 돌아 야심한 밤에 브리핑룸 근처에 얼씬거리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도대체 누가 브리핑룸에 몰래 들어와 음란전화를 했는지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있다.
/진안=김동규기자·kdg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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