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북은 경제·문화·예술 등 모든 면에서 불이 꺼진 도시 같습니다”
지난 21일 올림픽 공원 내 서울 평화상 문화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이철승 서울 평화상 문화재단 이사장은 전북 현실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실제로 전북도는 현재 LH공사 본사 유치를 비롯해 대전-거제 간 남부내륙 철도 건설 등 굵직한 현안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만금과 관련해서도 새만금 산업단지 전력공급 문제로 인해 애써 유치한 기업을 뺏길 위기에 처하는 등 여러 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이 여러 현안 사업에 안개 속 행보를 하고 있는 도와 도내 정치권에 일침을 가하며 전북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편집자 주>

이철승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근황은 어떤지
-현재 (재)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사)대한민국 건국기념사업회 회장, 자유대한신문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회고록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5월 중순께 출판기념회를 할 예정이다.
다만 정치와 관련된 것은 후배 정치인들이 잘 할 것으로 믿고 이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 LH 본사이전 문제 및 대전-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새만금 사업 등 현재 전북이 추진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최근 어려운 문제에 많이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전북 현안에 대한 생각은?
-지금 전북은 리더쉽과 이념 등을 찾아 볼 수 없는 불이 꺼진 도시 같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만금과 여러 현안문제들을 풀어나가기란 쉽지 않다. 특히 전북도 및 도내 각 지자체들은 예술과 멋, 맛의 ‘예향의 도시’라고 하면서 별로 크게 하는 것이 없다고 본다. 구체적인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 지역의 경우 그렇지 않다. 대구나 부산을 보라. 세계 육상경기대회나 아시안게임 등을 유치하면서 도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그 지역 문화, 관광 등을 널리 알리며 발전하지 않는가.

▲ 낙후 전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전북이 어떤 변화를 꾀해야 하는지
-지자체 리더들과 지역 정치권의 근본적인 변화 및 개혁이 필요하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방향감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이념과 리더쉽도 없는데다 국민지지도 약하면서 힘없는 야당이 되고 있다. 전북의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현안 사업들과 직결돼 있는 중요한 것이다. 정부여당과 힘겨루기에서 밀리고 있는 판국인데 현안 사업이 잘 풀어질리 있겠나. 실제로 새만금의 경우 선배 정치인, 지도자들이 힘들여 이뤄낸 전북 미래의 성장동력인데 현재 템포가 약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전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내 지도부와 정치권의 의식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 도내 정치권 및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확고한 정치적인 이념, 강한 리더쉽과 정치력은 정치인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다. 대한민국 건국과 근대화를 이룩한 우리 전북 출신 선대들의 위업을 잘 계승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 특히 전북지역 정치권의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앞서 언급한 요소들을 꼭 갖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자체들 또한 사명감을 갖고 일을 추진하는 동시에 도민들의 결속을 이뤄내면 현안 사업들을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세계의 평화를 위한 운동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이다. 현재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서울평화상이 10회째 심사를 하면서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4회 수상자) 등 세계 각계각층에서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인물들이 선정됐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국제평화상인 서울평화상은 전세계적으로 노벨평화상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를 통해 세계평화를 구축하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와 함께 (사)대한민국 건국기념사업회의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건국이념과 정통성을 선양하며, 조국의 통일에 대비하여 후진 양성사업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건국사, 현대사에 있어서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고하(古下) 송진우(宋鎭禹), 근촌(芹村) 백관수(白寬洙),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 선생 등 전북의 선대 지도자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건국은 물론 88올림픽을 개최하고 세계 10위권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헌의회 이후에는 전북 출신의 걸출한 의원들이었던 소선규(蘇宣奎), 조한백(趙漢栢), 유진산(柳珍山), 김판술(金判述) 의원, 송방용(宋邦鏞) 의원, 그리고 막둥이로서 내가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전북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를 펼쳤다.
하지만 현재의 전북 지도자들은 이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같은 선배 지도자들의 노고를 잊고 있는 것 같다.
전북의 지도자들은 이들의 이념과 열정, 리더쉽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전북에 산적해 있는 현안사업 해결은 물론 낙후 전북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대한민국 중심에 설 수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서울=신상학기자·jshin@

<이철승 위원장은...>

1922년 5월 전주에서 태어난 이철승 위원장은 전주고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했다.
광복 직후에는 반탁반공학생운동을 주관하였고, 1948년 정부 수립 이후에는 야당 정치인으로서 활동했다.
3, 4, 5, 8, 9, 10, 12대 국회의원(7선)으로 활동했으며, 1973년에는 제9대 국회부의장, 신민당 대표최고위원(당수)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계를 은퇴한 후에는 반탁반공학생운동기념사업회 총재, 여순순국선열기념재단 이사,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 등에 선출돼 활동했다.
이후 2007년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사)대한민국 건국기념사업회 회장, 자유대한신문 발행인, 그리고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약력
▲1922년 전북 전주출생
▲전주고 고려대 법학과 졸업
▲1946년 반탁전국학생총연맹 위원장, 전국학생총연맹 대표의장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경선
▲1973년 제9대 국회부의장
▲1976년 신민당 대표최고위원(당수)
▲3, 4, 5, 8, 9, 10, 12대 국회의원(7선)
▲1996년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현)
▲2007년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2007년 대한민국 건국단체총연합회 대표의장(현)
▲2008년 (사)대한민국 건국기념사업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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