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의 ‘인수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북은행은 우리캐피탈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데 이어 최근 강제매각 방침이 선 저축은행 중 서울권 저축은행 인수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전북은행의 ‘인수사냥’은 사업다각화와 외형확대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지만, 한편으론 전북은행의 대외적 입지를 키우기 위한 ‘브랜드마케팅’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3일 전북은행은 우리캐피탈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달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전북은행은 우리캐피탈에 대한 인수제안서를 제출, 인수의사를 확고히 했다. 전북은행이 이번 인수전에 가세함으로써 지방은행으로는 대구은행과의 치열한 입찰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다른 경쟁자도 2~3곳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대우증권은 현재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 등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 중인 가운데 다음 주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지만, 전북은행이 과연 인수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이미 대구은행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고,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기 때문.
전북은행은 이미 광주은행 인수를 밝힌 바 있고, 저축은행 인수에도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7개 저축은행에 대한 강제매각 방침이 내려지자, 은행별 내부 경영상태를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실규모가 적지 않아 논의 차원을 넘어선 구체적 접근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행이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서민금융 확대와 수도권 공략 강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전북은행이 이처럼 타금융기관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속내’를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북은행을 전북을 넘어선 전국은행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외형확대’ 차원이라는 객관적인 시각과 함께 ‘안되더라도 도전이라고 해서 전북은행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전략 아니겠느냐’ 라는 등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부산은행의 BS지주회사처럼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을 인수해 금융지주회사 전환수순을 밞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우리캐피탈과 저축은행 등의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서울권 영업망 확대를 통한 외형적인 성장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업망 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은행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끊임없이 논의·검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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