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동안 짝사랑한 전북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는 더 이상 방관할 수만 없습니다. 무조건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서운하기도 하고, 무시당하는 기분입니다”.
2일 전주 남부시장에서 만난 김모씨(54. 전주시 완산동)은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놓았다. 지난 주말 새누리당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등 여, 야 대표들이 전주에서 자신의 당을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보며 분통을 느꼈다며 민주당에 ‘배신’이란 말로 결론을 맺었다.
특히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지난달 27일 광주를 찾아 공천 잘못을 사과한 것은 고사하고 지난 1·12 전당대회에서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전북 방문 계획은 아직까지 잡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여야 대표가 30일 전북에 총출동해 전북상륙작전을 감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것이라는 것이 한씨의 주장이다. 더욱이 민주통합당 전북도당 조차도 한 대표의 전북 방문에 ‘안 오는 것인지, 못 오는 것인지’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올 1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후 민주당의 전북지역 공천 관련 행보를 감안하면 중앙당 총선 일정 때문에 안 오는 것이 아닌 못 올 수도 있다는 해석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대표에 대한 전북도민의 서운함은 비단 4.11총선 기간 중 전북을 방문하지 않는 것 뿐만은 아니다. 한 대표는 전북지역 공천을 앞두고 공당 대표로 중립적 지위에서 벗어난 행보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은 더해진다. 이번 총선 출마자 중 경선에서 탈락한 전 의원과, 경선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후보를 막후에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을 앞두고 익산 방문 등을 통해 이들 후보를 간접 지원해 현역 후보를 비롯해 다른 후보들에게 반감을 산적도 있다. 또한 한 대표는 전주 완산갑에서 전략공천 파동과 전주 완산을 공천을 둘러싼 측근 비리로 이어지면서 불만의 골은 더욱 깊어갔다. 한 대표는 공심위의 3배수 후보 배수압축까지 끝난 전주 완산갑 지역을 느닷없이 한국노총 몫으로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한 후 이를 또다시 번복 경선지역으로 분리, 눈총을 샀다. 이밖에도 한 대표 측은 전주 덕진 등 도내 선거구의 공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도내 11개 선거구 공천자 중 한 대표 계보는 더 이상 없으며 전북 도민들도 공천파동을 야기한 한 대표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대해 도내 정치권은 한 대표에 대해 싸늘하다 못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전북에서 민주통합당을 위해 표를 몰아주는 식은 이제 아니다”라며 “당대표까지 전북을 무시하는 처사는 이제 전북 유권자가 무조건식의 지원이 아닌 인물중심으로 선택하는 정신을 일깨워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는 당이 아닌 인물에 초점을 둔 투표가 전북을 지킬 수 있다는 유일한 길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