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듯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저수지가 마르고, 농작물이 고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물관리 전문기업으로 농경지 가뭄대책 추진에 여념이 없는 한국농어촌공사 박재순 사장으로부터 가뭄 현황 및 장단기 대책, 전북의 현안사업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전북지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가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습니까?
▲ 먼저 지금 이 시간에도 들녘에서 가뭄을 견뎌내기 위해 수고하고 계실 농업인 여러분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극심한 가뭄 때문에 우리 농촌이 너무나 어려운 시기입니다. 저는 지난 5일부터 열흘 넘게 충남과 전북지역 가뭄 현장을 직접 둘러보았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것은 국가적 재앙이라는 것과 이 난국을 하루빨리 돌파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강수량이 평년의 39%에 불과했고, 지금 6월 중순이 지나면서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데다 고온현상도 겹치고 있습니다. 저희 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전국의 저수지가 3,356개소인데 현재 평균 저수율은 47.4%로 평년보다 12%가량 낮고, 저수율 30% 미만인 저수지가 163개소에 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전북지역은 수도작의 경우 논물잡이 99%, 모내기 98%를 이뤄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또한 평균 저수율도 42.2%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뭄이 지속되고 있고 전북지역 412개 저수지중 30% 미만 저수율을 보이는 곳이 36개소(10% 미만 1개소)에 이르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 장마가 오기 전까지는 가뭄피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책이 있는지요?
▲ 현재 충청지역과 전라도지역을 비롯해서 전국적으로 많은 농업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공사에서는 6월 초부터 본사와 전국 93개 지사에 가뭄대책상황실을 설치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뭄 단기대책으로 현재까지 20개소의 관정을 개발했고, 다음 주까지 10개소를 추가로 개발해 총 30개소의 지하수 관정을 긴급 용수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하루 6,000톤 가량의 농업용수를 인근 약 90ha의 농경지에 공급하게 됩니다. 또한 저수율이 낮은 지금 준설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보고, 정부로부터 이에 필요한 20억원의 긴급예산을 지원 받았습니다.
전북지역의 경우 저수율 30% 미만의 저수지를 대상으로 준설을 추진해 2개소는 확정됐고, 15개소는 추가 신청중입니다. 또한 가뭄피해 예상지역에 유지관리비 2억7400만원을 긴급 투입해 관정 1개소와 간이양수장 10개소를 설치해 가동중에 있습니다.

-. 매년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물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 이번 가뭄은 농촌 수리시설의 가뭄대비능력에 대한 한계를 실감케 하는 재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농업용수 개발로 지금까지 전국 논 면적 98만ha의 80%인 79만ha에 수리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전체 면적 중 10년 이상 가뭄대비 능력을 가진 논은 53%에 불과합니다. 밭에 대한 수리시설은 아직 취약해서 아직도 미개발 지역 농민들의 개발 요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재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농업용수원의 지속적 개발과 기존 수리시설을 개보수하기 위한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희 공사는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올 한해동안 4,00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와 양배수장, 용배수로의 보수보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현재 저수지둑높이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공정은 어느 정도며, 준공시 어떤 효과가 기대됩니까?
▲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은 농업분야 4대강 살리기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낙후된 저수지의 시설을 보수하고 담수량을 높여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용수가 부족하거나 홍수피해가 우려되는 저수지의 둑을 5~15m 이상 높이는 것으로, 전국 110개소에서 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사가 완료돼 담수를 시작한 저수지가 20개 가량이고, 여기에 60개 지구를 추가해 올해 80개 지구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나머지 30개 지구 중 13개 지구는 내년까지, 17개 지구는 2015년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둑높이기 사업이 완료되면 약 2억8,000만톤의 저수량을 추가로 확보하게 돼 용수 공급 능력 증대 및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해지고, 수리시설의 재해 대비능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확보된 수자원을 지류 하천에 흘려보내 지류생태계를 보전하는 한편, 저수지 둑에 산책로와 레포츠 공원, 전망대 등을 조성해 지역주민과 도시민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취임 이후 여러차례 전북을 방문하시고 각별한 애정을 보여 주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 전북에는 한국농경문화의 효시가 되는 벽골제가 있습니다. 또 한국농어촌공사의 모태가 되는 옥구수리조합이 창립한 곳이기도 합니다. 광활한 김제평야를 기점으로 9만6,472ha의 농경지가 펼쳐져 있는 곳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제가 전북지역에 애정을 가지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전북에는 농업과 관련된 식품클러스터 및 기타 유관기관들이 많이 유치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농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농업 선진 도시로의 메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북은 한국농업의 중심에 있는 지역입니다. 제가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지역이기도 하고요.

-. 순창 팔덕지 수변개발사업도 추진 중인데 어떤 사업입니까?
▲ 팔덕저수지 수변개발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가 팔덕저수지 주변 약 20만6,000㎡(6만2,229평) 부지에 382억원을 투입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규모 체류형 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내부에는 타워형콘도 105객실, 빌라형콘도 44객실이 들어서는 대규모 숙박시설을 비롯해, 실내‧외 아쿠아시설, 동시에 2,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스파시설을 갖춘 놀이시설, 농산물 직거래판매장, 식료품 판매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 순창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내년 6월 조기착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전북 도민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렵더라도 농업인과 공사, 유관 기관이 협조하에 대책을 강구해 나가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힘내십시요! 저희가 곁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전북도민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소문관기자․mk7962@

■ 박재순 사장은 1944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조선대 부속 고등학교와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한 뒤, 조선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직에 입문해 전남도청 공보관, 강진군수, 전남도청 자치행정국장 및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이후 한나라당 전남도당 위원장과 최고위원,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사)21세기 남도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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