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검찰 수장인 제 58대 전주지검장에 김경수(52·17기·사진) 검사장이 취임했다.

김 검사장은 검찰 내부에서도 굵직굵직한 특수수사를 해 비리를 척결하는 등 ‘특수통’으로 불린다.

그는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 정권말기 ‘소통령’으로 불렸던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한보그룹 비리에 연루돼 66억여 원을 받은 것과 관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파견돼 수사를 벌이면서 특수수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청렴성을 인정받아 2001년 정·관계 로비사건인 이용호 게이트 사건 당시 대검 특별 감찰본부에 파견돼 감찰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2002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관련 비리수사에 이어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김대업씨 병풍사건, 2005년 행담도 개발 의혹사건 수사지휘, 도내에도 연루자가 있었던 브로커 윤상림 사건 수사지휘를 했으며, 2006년 바다이야기 성인오락실사건과 관련해 비리 사범 수사도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한국의 ‘마타하리’사건이라 불렸던 탈북자 위장 여간첩 원정화 사건 수사도 지휘한바 있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그는 검찰내부에서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과 홍만표 전 대검 기조부장과 함께 ‘17기 특수통 트로이카’로 불리고 있다.

김 검사장은 경남 함양 출신으로 진주고,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검찰에 입문, 부인 최현숙(50) 씨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예의바르고 과묵한 성격에 성품이 자상하고 온화해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무적으로는 투철한 책임감으로 언급한 것처럼 특수수사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으며, 원칙과 정도를 따르는 모범적인 검사로 법조계안팎에서 존경을 받으면서 그를 따르는 검찰 직원들이 많다.

김 검사장은 18일 오전 전주지검장 취임식에서 비리척결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상경하애’의 모습을 보이는 검찰이 되자고 강조했다.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겸손하면서도 강단있고 청렴한 검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

다음은 김 검사장과의 일문 일답.

-전주 근무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전주(전북)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전주야 그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과 문화 양반의 도시이며, 선비의 고장이 아닌가. 특히 오전에 전주 덕진공원의 법조 3성상을 참배했는데 그런 기개 있고 강직한 법조 선배분들이 계신 곳이다.
어렸을 적 태어난 곳과 가까운 장수 장계도 종종 왔고 부모님을 따라 큰장을 보러 전주도 왔었다. 전주가 그때는 상당히 큰 도시였다. 전혀 낯설지가 않은 느낌이다.

-검사가 가져야할 정신, 평소에 생각하는 검찰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전 경남 함양 출신인 촌사람이다. 고등학교 진주고등학교 나와 연세대 나왔는데, 검찰 내에서는 약긴 비주류라고 할 수 있다.(웃음)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해왔다. 국민이 주는 세금으로 일하는 것이 검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민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항상 갖고 있다.
뭐가 옳은지는 검사로 일하면서 배워왔고 양심에 어긋난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 것이 검찰, 검사의 자세다.

- 17기에서 굵직굵직한 수사만을 하는 ‘특수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주지검에서도 특수수사를 강화할 것인가. 그리고 본인이 한 수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사는?
▲ 검찰이라는 게 욕을 먹으면서도 수사를 하는 것이다. 열심히 하도록 독려를 하되 절제되지 않은 수사, 거친 수사는 제가 잘 조정, 순리에 따라서 하도록 조정하겠다.
젊은 검사 시절 내가 생각해도 수사 참 독하게 했다. 후배 검사들에게 해서는 안될 말이지만 차후에는 반성도 된다.
평검사 시절 노태우와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비자금 사건 수사도 했다. 이 두 사람은 교도소 수감 중에 출장조사 형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는데, 내가 가면 차도 마실 수 있다고 오히려 나를 반기기도 했다. 그렇듯 범죄를 저지른 모든 사람들이 불쌍하다.
기억에 남는 수사라면 전직 대통령들의 비자금 수사와 마지막 부장으로서 했던 바다이야기 비리사건, 이회창씨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한 김대업씨 ‘병풍’사건을 꼽겠다.

-채동욱 현 대검 차장 검사와 비슷한 업무들을 맡는 것 같다. 그리고 공직기강확립, 부패척결 중 어느 쪽에 강점을 둘 것인가.
▲전주지검장을 지낸 채동욱 대검 차장 검사와이 전화를 했다.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했다. 도움 받고 싶은 선배다.
공직기강과 부패척결 둘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직 정확히 책임을 맡고 있는 우리 전북 지역에 대해 충분한 업무파악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주민들이 어디에다 우선순위를 두는 지도 파악을 잘 못했다. 하지만 검찰 본연의 업무중 하나니까 둘 다 버릴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일선 검사장은 처음 이다. 재직하는 동안 특별히 역점을 두고 추진할 업무가 있다면 말해 달라.
▲24년여의 검사기간동안 처음이 맞다. 제가 머리가 좋고 기획력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검찰이 하는 일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길목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형사사법 절차에서 피의자들이 이의제기해서 검사가 무엇을 놓칠 수 있는지, 당연히 해야될 본연의 업무(인권보호, 수사, 피해자 보호)에 충실하며, 그런 차원에서 지역주민에게 다가가고 친근하게 하는 검찰의 모습을 추구할 예정이다.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달라, 많은 격려 당부드린다.

-국회의원 선거사범 처리와 향후 있을 대선에서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저희들도 나름대로 보면 사건이라는 게 흑이면 흑, 백이면 백 명백하지 않다. 유사사례 보강 등 신중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늦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수사는 무리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주저해서도 안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수수사 뿐만 아닌 지난 2000년 범죄조직법에 대한 법원 판례를 비판하는 ‘범죄단체조직죄에 대한 고찰’ 논문을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법원 판례는 기록에 남아 일선 법원에서 참고로 쓰이지만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범죄조직 범죄에 대한 성공한 나라다. 그런데 일본은 일본은 활동죄라는 것이 있었다.
그때 당시 구성과 가입만 처벌 하다보니까 폭력조직이 만들어진후 공소시효인 10년 지나면 처벌을 못받았다. 그런 비판적인 시각에서 논문을 썻고 이 때문에 법이 개정됐다고 알고 있다. 판례도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변화해야한다.

-언론과 검찰의 관계 과거보다 많이 소원해진 듯한 느낌이고 결국 국민하고 소통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
▲과거 평검사 시절 기자들과의 관계가 너무 좋았다. 지금도 연락하는 경우도 있는데, 세상은 변했다.
검찰에 대한 외부의 감시의 눈초리가 훨씬 매서워졌다. 감시의 눈이 많아진 상태인데 언론과 검찰은 서로 긴장관계에 있고 견제에 있어야한다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법원과 검찰도 마찬가지로 요즘은 거의 교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미는 떨어지긴 하지만 그것이 바로 서로간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그야말로 전통과 문화도시인 전주에서 근무하게 된 것 큰 영광이며 첫 지검장으로 전북지역을 책임지게 돼 어깨가 무겁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국법 질서 확립하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전주지검 본청과 지청 직원들이 노력할 것이다.
또 지역주민들에게 오늘보다는 내일 조금 더 검찰에 대해 친근감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며, 정말 노력하고 있구나하는 평가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끝-

김경수 전주지검장 약력
경남 함양 출생
1979년 진주고 졸
1985년 연세대 법대 졸
2001년 同대학원 법학과 수료
1985년 사법시험 합격(27회)
1988년 사법연수원 수료(17기)
1988년 춘천지검 검사
1996년 독일 연방법무부 연수
2000년 창원지검 거창지청장
2001년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2003년 법무부 검찰3과장
2004년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
200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2007년 대검 홍보기획관
2008년 수원지검 2차장검사
2009년 인천지검 1차장검사
2009년 부산지검 1차장검사
2010년 부산지검 검사장 직대
2010년 서울고검 형사부장
2011년 서울고검 차장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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