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던 20대 여성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하고 영면했다.

이승의 마지막 삶을 나눔으로 실천해 귀감을 사고 있는 이는 조미희(21)씨다. 조씨는 4월28일 불의의 사고로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전북대학교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던 그녀는 병상에 누워 혼수상태로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섰다. 그렇게 수일이 지나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고, 꽃다운 나이의 그녀를 누구보다 애달프게 바라본 건 부모였다. 더 이상 호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부모는 “딸도 원하는 일”이라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병원 측은 지난 뇌사판정위원회를 열어 조씨에 대한 최종 뇌사판정을 내렸고, 전북대병원 이식팀은 이달 4일 장기적출 수술을 진행했다. 동시에 신장과 각막을 다른 환자 2명에게 이식하는 수술도 진행했다. 또 나머지 장기는 서울아산병원 등 타 병원으로 보내져 다른 환자들에게 이식됐다. 이렇게 조씨의 장기기증으로 인해 이식을 기다리고 있던 환자 6명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이식수술을 집도한 유희철 교수(전북대병원 간담췌이식외과)는 “조씨의 장기기증으로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잘 회복해 가는 중이다”면서 “어렵게 장기기증을 결심해주신 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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