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주(53·가명)씨는 지난 1일 억울한 일을 당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청첩장’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서 링크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게 문제가 됐다. 5월이라 주변에 결혼소식이 많이 들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 문제였다. 황씨는 어플을 다운받은 직후 게임머니로 30만원이 결제됐다는 결제알림 문자메시지를 통보받고서야 사기 당한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경찰에 신고해 확인해 보니 다운받은 어플은 ‘모바일 청첩장’을 가장한 악성프로그램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미싱’ 메시지 사기 수법이 신(新)결혼 문화인 ‘모바일 청첩장’까지 악용하는 등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어 휴대전화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스미싱(Smishing)은 메시지를 이용한 휴대폰 해킹 기법으로, 웹사이트 링크가 포함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소액 결제로 금품을 가로채는 모바일 사기다.

13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스미싱 피해발생 건수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말까지 3개월 동안 42건이 발생해 109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올해들어 스미싱 피해는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1월부터 4월말까지 247건이 발생해 4500여만원의 피해가 경찰에 접수된 상태다.

지난해 한 달 평균 14건이 발생한 데 비해 올해는 한 달 평균 61건으로 4배 이상 늘어난 꼴이다. 경찰은 올해 3월부터 통신사 피해보상이 실시된 이후 피해접수 사례가 증가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모든 연령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스미싱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돼 피해발생 예방 및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는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게 하는 수법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당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는 5~6월 결혼 성수기를 앞두고 ‘모바일 청첩장’을 악용하거나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쿠폰족’을 노리고 무료쿠폰을 가장한 스미싱에 속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주시 동산동에 사는 이모(44)씨는 지난 2월 문자메시지로 무료쿠폰이라고 온 메시지를 보고 어플을 다운받았다. 무료쿠폰을 다운받아 좋아했던 들뜬 마음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다운받은 직후 10만원이 소액결제 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으면서다. 스미싱 피해였다.

경찰은 스미싱 피해를 막기 위해선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피해예방법으로는 이용하는 통신사 고객센터에 ‘소액결제 차단 및 결제금액 제한’을 요청하고, 스마트폰용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 악성코드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앱(APP)을 함부로 설치되지 않도록 보안설정을 강화하거나 ‘쿠폰’, ‘무료’ 등 스팸 문구를 미리 등록해 스미싱 문자 전송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전북청 사이버수사대 김용병 경사는 “피해를 예방하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만약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찰에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통신사나 게임사, 결제대행사 등에 제출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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