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아름다운 색을 맛보고, 잘라놓으면 상큼한 향을 맛보고, 부드러운 과육을 맛본다고 3가지 감각으로 맛을 본다고 알려진 과일이다.

우리나라에 알려진지는 20∼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바로 여름 과일 중 수박과 함께 최고로 꼽는 멜론이다.

부드러운 속살과 향긋한 냄새, 달콤한 맛까지 갖춘 멜론은 ‘과일의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

특별한 수고 없이 재배할 수 있는 것도 멜론의 특징이긴 하지만 농부의 땀과 노력이 더해질수록 상품가치가 높아지고 그 차이로 상품성의 높고 낮음이 결정된다. 도내에서 명품멜론을 키우고 있는 농부를 만나봤다<편집자 주>

13년 넘게 남원시 금지면에서 멜론 농사를 지어온 ‘춘향골수출멜론영농조합’ 하완호(53) 대표는 남원 지역에서는 ‘멜론 탐구자’로 불린다.

그도 역시 선천적으로 농사꾼은 아니었다. 젊었을 때 경제적인 이유로 귀농을 한 이들 중 하나다.

88년 호남석유에서 근무하던 그는 당시 25만원의 월급보다 보다 경제적인 삶을 추구하기 위해 만
삭이던 아내와 함께 고향 남원시 금지면에 내려왔다.

사내 커플로 결혼한 아내와 주말마다 남원에 내려와 종종 일손을 도운 터라 첫 귀농생활이 고되진 않았다.

처음 1980㎡(600평)정도에 그들 부부가 재배한 과일은 딸기. 손이 많이 가고 재배하기까지의 기간도 길었지만 1년 후 하 대표 부부에게 돌아온 수익은 회사 3년 치 월급. 본격적인 영농의 삶의 시작이었다.

하 대표는 “땀을 흘린 보람도 곧바로 느끼고 무엇보다 건강에도 좋고 경제적으로도 직장생활 하는 것보다 나았죠”라고 회상했다.

영농조합 창고 한 켠에 마련된 사무실 창가 밖으로 주룩주룩 빗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하대표의 아내가 정성스럽고 먹기 좋게 잘라낸 멜론 접시와 커피를 내놨다.

한입 맛을 보니 달콤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입안을 휘감고 돈다. 창밖의 빗소리와 어울려 입안가득 청량감이 넘쳐난다.

10여년 동안 고된 딸기 재배를 하며, 그가 생각해 낸 것은 바로 이 멜론이었다.

하 대표는 “정말 매력적인 작물이었죠, 2000년도 처음 심기 시작했을 때 당시 멜론 개당 시가가 1만5000원이었는데 재배기간도 150일정도로 짧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고 말했다.

하 대표의 멜론은 그 품질을 시장에서 인정 받아 현재 재배 면적은 6600㎡(2000평)으로 늘어났다. 이외에도 3300㎡(1000평)에 딸기와 수박 농사를 짓는다.

판매는 주로 직거래를 하는 고객들인데 1000명을 훌쩍 넘는다. 동남아와 대만, 싱가폴 등지에 수출하고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학교급식, 서울 가락동 시장에도 납품한다.

과거에는 멜론의 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 역수출까지 했다.

학교급식의 경우 친환경 인증을 받아야만 가능할 정도로 까다로운데, 그만큼 그의 멜론이 상품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는 한해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멜론 농사를 지은지 7년째 그는 자신을 포함한 13농가가 참여하는 영농조합도 세웠다. 금지의 영어 이니셜 ‘KJ멜론’이라는 유통브랜드도 만들었다. 조합의 작목규모는 11.7ha에 달한다. 13농가 모두 GAP(우수농산물 인증)을 받았고 하 대표를 포함한 3농가는 멜론 친환경 농가다

13농가의 면적은 전북의 전체 멜론 면적 131ha의 9.2%에 달한다.

특히 과일 중 최고 품질이라는 ‘탑과채’ 시범단지에도 선정이 됐는데 멜론 탑과채 단지는 춘향골수출멜론영농조합과 함께 전국에 4곳뿐이다. 이들 13농가 모두 매년 매출이 각 1억원 이상씩이다.

멜론의 탑과채 조건은 크기가 2kg에서 2.2kg 사이어야하고 당도는 15브릭스(°Bx) 이상, 껍질색은 회녹색이나 또는 암녹색, 과육색깔은 녹황색이나 녹색, 백녹색이어야 한다. 또 껍질의 모양은 두께와 길이 말도, 솟아오름이 균일해야하는 등 까다롭기 그지없다. 13농가 모두 이 탑과채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비결에 대해 하 대표는 “바로 옆이 섬진강이어서 토지가 아주 비옥하다. 또한 볏집이나 유기질 비료 등을 사용해 항상 상급의 토질을 유지하는 것이 품질 좋은 멜론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를 따라 멜론을 키우는 비닐하우스에 찾아갔다. 약간 매캐한 냄새가 나고 멜론의 잎사귀마다 누런 무언가가 뿌려져 있다.

하 대표가 뒤에서 한마디 한다.

“인체에 무해한 유황을 뿌렸습니다. 병충해도 예방되고 친환경적이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항상 멜론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쑥쓰러워한다.

그는 귀농을 한 이후 12시 이전에 잠든 적이 없다. 날이 저물면 항상 멜론이나 과일에 대한 농작물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말그대로 주경야독 농부다.

멜론의 왕국이라는 일본에는 무려 18차례나 다녀왔다. 매년 1차례 이상 꾸준히 일본을 찾은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수출이 뜸한 점을 살려, 부드러운 멜론을 개발해 다시 일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농업진흥청과 함께 연구 재배하는 1주 2과수 멜론을 키우고 있다. 기본적으로 멜론이나 수박은 1주 1과수인데, 농진청 지원으로 2년째 재배중이다. 올해에는 아주 괄목할만한 수확실적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는 “이 재배가 성공하면 우리나라 멜론 재배 농가의 생산 및 소득증대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환하게 웃으며 줄기를 다듬는 그에게서 상큼한 멜론향기가 풍겼다.

▲멜론의 특성과 효능
북아프리카·중앙아시아 및 인도 등을 원산지로 보고 있지만 중동에도 야생형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다.

잎은 어긋나고 자루가 길며 3∼7개로 갈라진 손바닥모양의 잎이고 덩굴손이 잎과 마주난다. 꽃은 잡성 1가화이고 수꽃·암꽃 및 양성화가 있다. 전체에 거센 털이 있다.

열매는 둥글고 과육은 백색·담녹색 및 황등색 등이다. 냉동해서 생식하거나 아이스크림·주스 등에도 이용한다.

멜론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열매의 겉이 그물처럼 갈라진 네트멜론(netted melon), 열매의 겉에 그물눈이 생기지 않고 혹 모양의 돌기가 있으며 세로홈이 있는 캔털루프(cantaloupe), 열매의 겉이 밋밋하거나 세로줄이 있는 것이라도 돌기나 그물눈이 없는 겨울멜론(winter melon), 향기가 강한 네트멜론과 캔털루프에 붙인 이름이며, 강한 향기를 사향(麝香:musk)에 비유한 머스크멜론(musk melon),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이며 겨울멜론형에 속하는 참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일본 훗카이도 사포로 중앙 도매시장 경매에서 판매된 멜론 2개가 160만엔(약 18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이곳에서 멜론이 250만원(28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멜론은 일본의 작은 도시 유바리 시(市)에서 난 것으로, 유바리 시(市)는 멜론 사업을 브랜드화해 일본 내에서 가장 맛좋고 질좋은 멜론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맛있는 멜론 고르는 법
손으로 눌러서 쉽게 들어가지 않는 것, 꼭지가 시들지 않고 튼튼하게 붙어있는 것, 달콤한 향기가 나고 색도가 선명하며, 부분적으로 변색되지 않아야한다.

또 시식을 해봤을 때 닷맛이 강하고 풍미가 있으며, 외관상으로 네트(멜론 껍질의 선)이 촘촘하고 두꺼운지도 살펴본다./ 백세종기자·103bell@

<기고>
탑과채 멜론재배 성공거둬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소득기술실장 양형철

멜론은 고급과일로 고급음식점에서 식후에 한두 조각씩 먹는 과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재배량이 증가하고, 맛이나 향이 좋아 꾸준히 소비량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우리도에서도 남원, 고창, 익산 등 주산단지 위주로 131ha 정도 재배하여 전국의 9.2%로 재배하고 있다.

특히 남원 금지면 춘향골 멜론단지는 2010년도부터 탑과채 지방단지로 선정 재배되어 오다가 2012년부터 농진청에서 추진하는 탑프로젝트 멜론 탑과채단지로 선정되어 재배에서부터 생산, 선별, 출하까지 춘향골 수출멜론영농조합에서 전담하고 있다.

멜론 탑과채 조건은 크기가 2.0~2.2kg, 당도는 15°Bx 이상 이어야 하며 과피색은 회녹색 또는 암녹색, 과육색은 녹황색, 녹색, 백녹색이고 네트모양, 두께, 길이, 밀도, 솟아오름이 균일하고, 농약잔류 허용 기준 이하의 안전성을 갖춘 멜론 이어야 하는데 금년은 최고품질율이 20%(전년 15%)이상이 목표이다.

특별히 현장 실증연구사업으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하완호 농가가 함께 멜론 1주 2줄기 2과 착과방법을 연구하여 160%의 획기적인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멜론 현장 실증결과는 재식거리 140㎝×40㎝에 1주 1줄기 1과 착과시킬 때보다 재식거리 140㎝×50㎝에 1주 2줄기 2과 착과시는 것이 160%의 탑과채 규격의 생산량 증대를 가져오는 것을 실증하였다.

앞으로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계속적인 연구와 현장기술 컨설팅으로 최고품질의 멜론이 생산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