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탄소산업을 필두로 한 첨단산업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전통문화를 양대 축으로 글로벌 명품도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단순히 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발한발 목표를 향해 다가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송하진 전주시장은 엄청난 공을 들여 추진했던 ‘전주·완주’ 통합 무산의 아픔을 그대로 안은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국 셰필드시와 탄소산업의 글로벌 협력 시스템을 갖추고, 세계적 관광지인 터키 안탈리아시와 국제자매도시 결연을 맺기 위한 행보였다.

■ 영국 셰필드시와 교류도시 협약 체결
송하진 시장과 전주시의회 윤중조 부의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전주시방문단은 지난 7월1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영국 셰필드 시청에서 줄리 도르(Julie Dore) 시의회 의장과 비키 프리슬리(Vickie Priestley)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셰필드시와 교류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인구 55만여명의 셰필드시는 문화산업이 발달한 조용한 대학도시로, 세계적 명문대학인 셰필드대학과 보잉유럽연구소, 탄소복합재 연구의 선구기관인 첨단제조연구센터(AMRC) 등이 자리해 있다.
이날 협약에 앞서 전주시는 탄소산업 육성을 위해 2012년 3월 AMRC와 탄소복합재료에 대한 공동연구 MOU를 맺고, ‘극초단파 경화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탄소복합재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해 왔다. 작년 12월에는 AMRC 리차드 스카이프 복합재료 센터장의 전주 방문을 계기로 셰필드시와 우호협력 방안을 본격적으로 협의해왔고, 실무적인 논의를 거쳐 이날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협약의 주요내용은 양도시가 탄소섬유 등 신소재산업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통한 신기술개발과 기술이전에 상호협력하고, 활발한 교류환경 조성으로 소재산업 발전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공동 발전을 추진한다는 것 등이다.
전주시는 이번 셰필드시와의 협약에 따라 탄소복합체 관련 국제 공동연구 추진과 사업화는 물론, 영국의 선진연구소 유치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원천 소재 및 탄소복합체 관련 선진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향후 탄소산업 관련 정책과 전략 수립에 반영함으로써 전주시가 세계적인 탄소산업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송하진 시장을 비롯한 전주시방문단은 이날 교류도시 협약을 마친 후 셰필드대학을 방문해 키이스 버넷 총장과 탄소복합재 분야에서 상호 인적 교류와 인프라 공동 활용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1905년에 개교해 108년의 역사를 가진 셰필드대학은 학생수가 2만5000명에 이르며, 2009년 세계 대학연구순위 조사에서 40위를 차지한 유서깊은 대학. 특히 이 대학 출신 노벨상 수상자만 5명에 달한다.
방문단은 이어 AMRC 연구소를 방문해 보잉사의 전주 투자유치 등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선진 탄소산업 기업체 커틀러(CUTLER)사 등을 직접 견학하기도 했다.
특히 셰필드대학 산하의 연구기관인 AMRC는 미국 보잉사를 비롯해 독일 지멘스, 영국 롤스로이드사 등과 연구개발 협약을 맺고, 항공기 및 자동차에 응용되는 탄소복합재료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의 기초기술과 기업의 실용화를 연구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주에 있는 한국탄소기술원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송하진 시장은 “영국 탄소산업과 관련된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유럽에 탄소산업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전주시의 ‘100년 먹거리’ 탄소산업의 세계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터키 안탈리아시와 국제자매결연 협약 체결
전주시 방문단 일행은 영국 셰필드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직후, 터키로 직행했다.
이스탄불을 거쳐 주중해 연안에 위치한 세계적 관광휴양지인 안탈리아시에 도착한 방문단은 4일 안탈리아시와 국제자매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샌디에고(1983), 중국 소주(1996), 일본 가나자와(2002)에 이어 4번째 국제자매결연이다.
전주시와 안탈리아시는 협약에서 평등과 상호이익의 기반위에서 양 도시간 문화, 관광, 경제, 통신, 무역, 교육,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앞으로 활발한 교류 환경 조성과 각 분야별 파견단 교환 등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모색에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송하진 시장은 무스타파 아카이딘 안탈리아 시장과의 면담에서 “세계 역사문화의 보고이자 지중해 최고의 휴양도시인 안탈리아시와 한국적 전통과 첨단탄소산업이 고루 발달된 전주시가 자매교류를 통해 상생발전할 수 있게 돼서 무척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관광, 역사문화 보존 및 콘텐츠 개발 등 두 도시간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아카이딘 시장은 부친이 한국전에 참전신청을 했으나 선발되지 않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전주시와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전주와 안탈리아 양 도시는 문화관광 도시라는 공통점 외에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닮은꼴이다.
안탈리아의 ‘골든오렌지 국제영화제’는 올해 50회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터키의 ‘오스카’로 불릴 만큼 상당한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송 시장 등 방문단은 골든오렌지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를 방문해 양 도시간 영화 교류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실무접촉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군대를 보내준 인연으로 ‘친구의 나라’로 불리는 터키는 유럽이지만 아시아 문화가 조화를 이뤄 문화충격과 이질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나라로 꼽힌다.
안탈리아시는 특히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는 자매도시 문화의집에 ‘전주관’을 조성할 정도로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많아 향후 활발한 교류 추진이 기대된다.
안탈리아는 지중해 연안의 천혜의 경관과 함께 칼레이치 역사지구를 비롯해 페르게 유적지, 아스펜도스 등 옛 로마시대의 유적이 즐비하다.
페르게 유적지의 경우 현재 공개된 유적지 이상의 미발굴 유적이 산재해 있지만 굳이 추가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탈리아시의 관광자원은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국제공항과 1000여개에 이르는 호텔 등을 갖추고 있어 공항 및 호텔이 전무하다시피 한 전주시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송하진 시장은 전주권 공항의 필요성과 호텔을 포함한 컨벤션사업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귀국길에 털어놨다.
/소문관기자·mk7962@

사진설명
영국 셰필드
1. AMRC 전경(가로로 길게 뻗은 건물)
2. 셰필드대학 박물관
3~4. 셰필대대학
5. 셰필드 시가지 모습

터키 안탈리아
1~2. 페르게유적지 수로
3. 페르게유적지 옛 로마시대 목욕탕
4. 안탈리아시 해안가
5. 안탈리아시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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