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원일기> 쓴 오이 ‘여주’ 키우는 정길남 대표

백세종l승인2013.08.05l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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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푸른들 농원 정길남(49)대표가 방금 딴 우둘투둘 참 못나게 생긴 ‘여주’를 건넸다. 살짝 베어 물어 맛을 보니 시큼하고 씁쓸한 맛 때문에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쓴맛 때문에 장마가 끝난 뒤의 무덥고 습한 날씨도 뇌리에서 싹 사라지는 것 같다.

정 대표가 씩 웃으며 한마디 한다. “쓰죠? 그래서 생으로 먹는 사람은 드물죠, 쓴 만큼 우리 몸에 정말 좋거든요, 옛말에 ‘쓴 것이 몸에도 좋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이름도 생소한 이 여주는 이미 미식가들과 건강애호가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웰빙채소다.

넝쿨식물 오이과의 이 여주는 우리나라에 들어 온지 10년도 되지 않을 정도로 얼마 되지 않았다. 토종 여주는 작아서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여주는 일본산이다.

수확철인 7월∼8월이면 작은 것은 20cm에서 30cm사이며, 큰 것은 어른 팔뚝만한 것도 있다.

일본 열도 그것도 남쪽인 오키나와가 원산지인 이 여주는 열매와 씨에 식용 인슐린이 다량 함유돼 당뇨환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비타민C가 100g중 120mg이나 들어있다.

알려지지 않은 탓에 국내 생산량도 20ha 정도며, 정 대표의 농장에서는 1.5ha정도 여주를 키우고 있다.

여주는 3월말에 파종해 40일동안 묘상재배를 한뒤 5월에 본밭에 심고 넝쿨을 유인한다. 그때부터 쑥쑥자라기 시작하며, 9월말까지 수확을 한다. 7월과 8월 사이에 70%가 수확된다.

정읍시 정우면 대정마을 순수 토박이이자 천생 농부인 정 대표가 여주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9년 전 쯤.

그때까지만 해도 벼농사만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정 대표에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여주였다.

“마을 다른 분이 키우시기에 집 앞 작은 텃밭부터 키워봤죠. 그때도 여주의 효능에 대해 아는 이들은 별로 없었는데, 소득이 벼보다 낫더라고요. 해마다 재배 면적을 늘렸죠”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9년전 정 대표에게 시집을 온 아내 강선화(42)씨의 내조도 있었다.

단순 ‘쓴오이’에서 벗어나 초기부터 정 대표는 이 여주를 어떻게 상품화 할까 고민했다. 이곳저곳 물어서 환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생각해냈다. 그만큼 몸에 좋은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건강원에 맡긴 뒤 환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정 대표는 “건강원에 맡겨도 봤는데 아무래도 제가 추구하는 상품이 아니더라고요”

그러던 중 아내 강 씨를 대표로 내세워 2009년도 농촌여성소득원 개발사업으로 선정돼 가공기구와 작업장 등의 비용도 지원받았다.

이때부터 직접 정 대표와 아내 강 씨가 환은 물론이고 여주 차, 여주 즙, 여주 가루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귀농을 한 이들이 오히려 더 농산물 판매를 체계적으로 하고 수량도 많다고 부러워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장점도 있었다. 한번 공부하거나 경험한 것은 절대 잊지 않는 기억력과 인터넷 사용이 처음인데도 그렇게 친숙할 수가 없었다.

2005년 정 대표의 마을이 정보화사업마을로 선정된 이후 농업기술원 등에서 인터넷 교육을 받고 직접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블로그 등을 만들었다.

서글서글한 정 대표 부부의 사진이 실린 홈페이지(와 블로그는 ‘생산자의 얼굴을 내놓고 판매할 정도로 믿을만한 농장’이라는 소문과 여주의 효능과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 대표 부부는 인터넷 쇼핑몰 ‘옥션’과 ‘11번가’, ‘G마켓’ 등에도 수시로 물품을 올려 판매했고 ‘최우수 판매자’라는 칭호도 얻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한해 정 대표 농장의 한해 수익은 2억원, 순수익은 1억2000만원이 넘는다.

주요 판매처도 90%이상이 전자상거래며, 전자상거래를 통해 상품가치를 알아본 고객들이 직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또 고정적으로 정 대표 농장 푸른들 농원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1000명 정도다.

취재도중에도 정 대표의 전화에는 여주 환이나 여주 생 열매 의 주문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저 멀리 서울이나 의정부 쪽 전화도 수시로 걸려왔다.

정 대표는 최근 모 종편프로그램에서 여주의 효능이 방송되면서 여주의 판매량도 부쩍 늘어 환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귀띔했다.

정 대표는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만 생산하며, 상품을 택배로 보낼 때 포장하나하나에 신경 쓰는 것이 철칙이다”며 “고객들도 저의 그런 정성을 알고 지속적으로 찾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주가 많이 알려지면서 상품가치가 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우리 농장을 믿고 찾아주시는 고객들이 계시는 한 여주생산을 계속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주관련 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정대표 농원의 경우 생산과 가공, 판매까지 가능한 이른바 ‘6차산업’이라 말할 수 있겠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고객관리와 제품 개발에 힘쓴다면 더 이상 조언해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대표가 말하는 여주의 효과

1.인슐린과 비슷한 성분으로 혈당강화 작용이 뛰어나 당뇨병에 탁월

2.몸의 면역력 강화를 도와주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

3. 보습과 진정효과로 여주를 자주 섭취할 경우 피부를 조밀하고 매끄럽게 해주며 여주즙은 피부보호와 청결효능에 효과.

4.지방을 줄여줘 다이어트에 좋다(특히 열이 많은 체질의 다이어트에 효과적)

5.더위로 인해 발생되는 일사병 치료, 눈을 맑게해주며 해독하는 효능.

6.악성종기나 단녹과 같은 악창치료에도 사용.


▲여주 상품 섭취법
-환의 경우 하루 2∼3차례 섭취하며, 1차례 섭취량은 30∼40알
-여주 차의 경우 2L 주전자에 물과 함께 8∼13개 정도를 넣고 센불에 끓인후 약한 불에 5분정도 더 끓여준다.
-여주를 생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갈아서 녹즙형태로 먹거나 요구르트 등을 첨가해 먹으면 좋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먹거리, 가치개발이 필요한 때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웰빙채소실 엄미정 연구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는 의식주를 비롯한 생활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농업에서의 기후온난화도 생산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체작물의 등장을 예고하는 만큼 우리지역에서도 멀지 않은 미래에 다양한 아열대성 작물의 재배가 확대될 것이다.
이 중 선두주자가 국내에서 20ha 가량 재배되고 있는‘여주’로서 우리지역에서는 정읍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여주는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왕성히 생육하며 인도, 필리핀, 일본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아열대성 채소로, 모모로데신(momordicin)이라는 쓴맛성분이 혈당치와 혈압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근 국내에서도 일부 소비자에 의해 수요가 차츰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능성 채소이다.

그러나 아직은 여주에 대한 재배기술 개발이 확립되어 있지 않고, 소비시장이 크지 않아 도매시장과 같은 전통방식으로 유통되지 못하고 전자상거래에 의한 소비자 직거래나 판매업체 직거래 형태의 소비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 환이나 차 형태로 가공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농가들의 경우 새로운 소득 작목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은 재배기술이 부족하고, 가공시설이나 판로 확보 또한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따라서 여주와 같이 새로운 기능성 작물로 부상하고 있는 농산물의 경우 친환경적 생산기술과 더불어 다양한 식재료와 기능성 가공식품으로서의 가치개발에 의한 소비 확대방안 강구, 뛰어난 녹색커튼 경관 등을 이용한 체험관광 상품화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농업․ 농촌은 기후변화에 적응하여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소비자의 먹거리도 건강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백세종  103be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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