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웅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원장

코는 우리 몸에서 숨을 쉬고 냄새를 맡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를 통해 하루 동안 들이마시는 공기량은 1~2만ℓ 정도. 1분에 500㎖ 생수병 14~28개 분량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셈이다.
 코 표면은 점액으로 덮여 있고 여러 개의 필터가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이 몸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 뿐만 아니다. 코는 점막에 모인 모세혈관을 통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코를 통해 들어온 공기의 온도는 코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에 30~32도로 오르고 후두나 기관에 이르면 정상 체온인 36.5도에 가까워진다.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진 추운 지방에서도 사람이 얼어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건 코의 놀라운 온도 조절능력 때문이다. 또 아무리 건조한 공기라도 코 안을 통과하면 습도가 75~85%로 조절돼 폐에 공급된다.
 이처럼 코는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약 코가 해야 할 일들이 지장을 받으면 두통이나 기침, 집중력 저하 등 여러 신체기능 저하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코는 항상 외부에 노출돼 있어 먼지를 비롯해 온갖 유해물질에 시달리게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코감기, 독감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특히 봄에는 미세먼지나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이 더 심해진다. 만약 가벼운 감기에 걸렸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수분과 영양 섭취만 잘해도 일주일 정도면 나을 수 있는 반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정확히 검사하고 진단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20% 가량이 갖고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먼지진드기를 비롯해 황사, 꽃가루 등의 이물질이 코 점막을 자극해 발생한다. 환절기나 봄에 지속적으로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침구류, 카펫 등을 깨끗이 청소해 집먼지진드기를 제거하고 황사나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시간인 오전 5~10시 사이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항원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코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모두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건 마찬가지다. 수시로 코를 풀어야 하고 입 냄새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코 건강을 지키는 첫째 방법은 바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외출 후에는 손과 발, 코와 입속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평소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도 코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이물질이 제거되고 점막을 촉촉하게 해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희석시킬 수 있다. 37도 정도의 미지근한 식염수를 일회용 주사기에 30~50㏄ 정도 담은 다음 한쪽 콧구멍으로 조심스럽게 밀어 넣는 방법이 효과적인데, 너무 세게 밀어 넣으면 귀와 연결된 이관을 통해 식염수가 역류해 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활 속의 작은 습관도 코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코는 실내 습도가 50~60%일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므로 가습기 등을 이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 하도록 한다. 단, 너무 습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실내온도는 20~25도가 적당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콧물이 흐르면 습관적으로 훌쩍거리다 들이마시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콧물을 들이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자칫 미세먼지 등을 함께 들이마실 수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코를 뱉어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막혔을 때에는 코를 세게 푸는 것보다 젖은 수건, 물티슈 등으로 살짝 닦아내는 것이 좋고, 코를 풀 때는 한쪽씩 살살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가 막히면 답답한 마음에 코를 세게 풀기 쉬운데, 이렇게 코를 세게 풀 때에는 콧속에 생기는 압력이 이완기 혈압 정도에 해당하는 80㎜Hg에 달한다. 이 압력으로 인해 고막이 파열될 수 있으며 콧물이 이관을 통해 귀로 넘어가 급성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코를 풀 때는 양쪽코를 한 번에 풀지 말고 한쪽 코를 막고 다른 쪽 코를 2~3번으로 나눠 살살 푸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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