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면-힐링 숲에서 놀기
숲에서 논다. 숲 속에서 자연과 함께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숲체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도시에 살고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는 다면 숲은 우리 가까이에서 기다리고 있다. 도시 근교 숲에서 이뤄지는 숲 체험 가운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전주 완산칠봉 자락 생태습지원에서 진행되는 숲 체험 교육 현장을 소개한다.

“여러분들이 심은 이 산수유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가 있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우화는 모두 잘 아실 거예요. 임금님 귀가 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발사가 너무 얘기를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대나무 숲에 구멍을 파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칩니다. 이발사는 속이 후련해 졌지만 문제가 생겼어요. 바람이 불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울리는 거예요. 이를 안 임금은 대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고 그 자리에 산수유를 심어요. 그런데 나중에 이 산수유 열매 모양도 결국 임금님 귀처럼 길게 생겼다는 얘기예요”
지난 8일 생태습지원. 숲 해설사 박희숙씨의 재미난 이야기에 아이들은 믿기지 않는다며 정말이냐며 다시 되묻는다.
푸른전주운동본부가 지난달부터 시작한 숲체험 교육 ‘숲에서 꿈 찾기’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12월까지 모두 12차례 진행하는 ‘숲에서 꿈 찾기’는 참가 아이들이 각각 자신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자기들의 꿈도 같이 키워가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일 각자 산수유 나무를 심고 이름표를 달아줬고 17일에는 나무 목걸이를 만들어 장식하고 관찰일기를 작성했다.
이날은 3회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날로 50여명의 아이들은 숲 해설사와 함께 내 나무를 관찰하고 ‘내 나무에 꿈 심기’를 통해 타임캡슐을 나무 아래 묻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숲해설사 이영희씨는 아이들과 함께 가장 흔한 들꽃 중 하나인 애기똥풀을 관찰하면서 생김새와 약효 등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애기똥풀 줄기에서 흘러나오는 노란 액을 벌레 퇴치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
“요즘 아이들은 숲에서 노는 방법을 몰라요. 우리 주변의 풀 한포기도, 나무 한 그루도 친구가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숲의 다양성은 우리 상상 이상이예요. 이런 숲 체험을 통해 성장한 아이들은 생명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 거라 믿어요. 이런 감성이 바탕이 된다면 청소년의 왕따, 학교 폭력 등도 많이 줄어들 거라 확신해요”
내가 심은 나무 아래 타임캡슐을 묻는 ‘내 나무에 꿈 심기’는 2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프로그램.
임초이(12)은 20년후 자신의 모습을 선교 의사와 파티시엘을 약속했고 오우림(11)은 멋진 경찰이 될 것을 20년후 자신을 수취인으로 하는 편지를 타임캡슐 안에 넣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최고은은 숲 해설사 선생님을 통해 산수유 나무의 쓰임새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며 ‘내 나무의 열매는 한약재로 쓰인다며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장래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오우림은 ‘내년에 노란꽃이 필 때 까지 건강하게 잘자라길 빈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고 임초이는 ‘나무야! 아프지 말고 튼튼하게 자라라’며 자신과 같이 성장하는 나무의 모습을 상상했다.
이날 아이들과 동행한 이옥자 중산지역아통센터 시설장은 “아이들과 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지는 대략 3년이 됐다”며 “실내 보다는 자연속에서 살아움직이는 동식물을 접하는 것이 성장기 아이들 정서 발달에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경강 발원지인 밤샙과 신천습지 등에서 아이들과 좋은 추억이 많이 있다”며 “부모님들도 이런 활동을 좋아하시고 있어 이번 푸른전주운동본부가 마련한 ‘숲에서 꿈 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푸른전주운동본부 숲에서 꿈 찾기는 ‘내 자신을 알고 자신감 있게 내 자신도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숲을 통해 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매월 첫 째, 셋 째 목요일 오후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전주지역 3개 아동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향후 주요 프로그램은 △나뭇잎 관찰하기(새싹의 모양, 색깔 등) △다양한 곤충과 만나기 △나의 나무 관찰하기 △숲속의 음악가(새소리, 풀벌레 울음소리) △달빛 속의 숲은 어떨까? △누구의 열매일까요 △내 나무의 겨울준비 등이 진행된다.
박창호 푸른전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이 숲체험 문화 확산과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자연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숲 체험이란
산림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와 기능을 숲 체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가 체험, 탐방, 학습함으로서 산림환경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산림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도와 주는 사업을 ‘숲체험 교육사업’이라고 한다.
다양한 숲체험교육은 산림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전파, 아이들의 환경 친화적인 가치관 형성과 산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속에서 협력과 배려, 그리고 양보를 깨우치고 자연과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숲 체험은 어린이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 저탄소 녹색성장시대를 주도할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에게 숲에 대한 이해를 증진 시키고 산림이 복합적인 생태계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산림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케 하는 효과도 있다.
도심 속에서 학교, 진로, 취업 등의 고민 속에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녹색체험교육은 또 다른 진로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박창호 푸른전주운동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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