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 변화를 이끌겠다고 약속한 김승환 교육감이 2기 업무에 들어갔다. 이제 혁신과 변화를 내세운 김 교육감의 발걸음은 전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도 주시하고 있다. 특히 과반이 넘는 득표를 통해 도민의 지지를 재확인한 김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구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오전 교육감 집무실에서 김 교육감으로부터 전북교육의 비전을 들어봤다.

▲ 두 번째 임기를 맞습니다. 교육청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다면 어떤 변화일까요.
=지난 1일부터 새로운 임기가 시작됐는데요, 전반적인 정책기조는 1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오로지 우리 아이들만 바라보고 갈 것입니다. 아이들이 더 행복하고, 더 안전하게, 또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학부모님들께서는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선거 기간에 전북도민과 교육가족들에게 약속했던 것들이 있는데요.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 참된 학력 신장, 교육정의 실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 등 5대 비전입니다. 임기 내에 반드시 이행할 것입니다. 특히 ‘안전한 학교와 학생 안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또 우리 아이들이 평생 가져갈 '참 학력'을 신장시키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안전에 관한 정책이 가장 눈에 띄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계획이신가요.
=4·16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온 국민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동안에는 막연한 미래를 위해 공부, 성적만 강요했으나 이번 참사 이후에는 아이들의 현재의 삶도 얼마나 소중한지를 자각하게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 4년간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전북교육청이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재난 대응 매뉴얼을 구체화하고, 매뉴얼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평소 훈련과 점검을 정례화할 것입니다.
전북교육청 내에 학교안전 컨트롤타워인 ‘학생 안전권 보장 특별위’(가칭)를 두고 ‘골든타임’ 행동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체험 중심의 안전체험관을 운영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대학교수들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안전전문가 집단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학교 안전 교육과 체험학습 및 수련활동의 안전 역시 강화시키고, 지속적으로 학교 시설 안전 점검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덧붙여 ‘학생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 취임사에서 강조하신 ‘거꾸로 수업’의 구체적인 실천 방향이 궁금합니다.
=거꾸로 수업이라는 것은 교실에서 하는 강의식 수업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학생들이 집에서 미리 예습해 오도록 하고, 교실에서는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의 참여를 높이고 공부의 재미와 깊이를 더해가는 맞춤형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쉽게 말씀드리면 거꾸로 교실 수업은 강의를 듣는 곳과 숙제를 하는 곳이 바뀌고, 수업의 주인이 선생님이 아닌 학생이 되는 학습법을 말합니다.
학생들은 개개인의 학습 이해도와 습득력을 가지고 있어 공부하는 속도가 다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강의식 수업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같은 수업 내용을 가지고 진도를 나가야하므로, 이해력이 느린 아이들의 경우 뒤처지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거꾸로 수업은 자기 자신의 학습 속도에 맞춰 스스로 동영상 강의를 반복 청취할 수 있어 수업시간에 뒤처지는 아이들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선거기간에, 또 취임식에서 발달단계에 적합한 기초학력을 학교에서 책임지고 보장해 주겠다는 약속을 드렸는데, 거꾸로 수업을 통해 맞춤형 수업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용 모바일 학습 놀이터를 구축하고 스마트교실과 연계한 거꾸로 수업 교실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공부 상처 치유 프로그램 운영으로 배움의 본능을 회복시켜 주고, 온라인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구축 운영할 생각입니다.
▲ 진로직업체험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추진할 계획이신지요.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개수는 2만개, 부모가 원하는 자녀의 직업은 20여개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 가운데 80% 이상이 학업성적과 진로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는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진로교육, 진로탐색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국가도, 또 사회적으로도 이를 해소해주기 위한 노력이나 의지가 없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진로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은 하지만 근원적 처방이 아니라 현장적합성도 없는 전시성, 일회성 대책만 내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유학기제인데, 지방에서는 전혀 실효성을 느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도?농간 불평등만 심화시킬 우려가 큽니다.
도시지역도 농촌에 비해 사정이 조금 더 낫다 뿐이지 직업 체험을 하면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여건도, 인프라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입니다.
진로교육은 정부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 교육청에서도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아이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진로직업 체험교육을 내실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북진로직업체험센터(가칭)를 설립하여 진로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자체와 협력하여 기업, 공공기관, 대학들의 교육기부를 강화할 것입니다. 단순한 직업체험이 아닌 ‘일 관련 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진로직업교육 전문가 육성 및 교사 연수 강화, 전북의 특성을 살리는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산업체 정보제공 모바일 앱 개발?보급, 공립 대안고등학교의 진로직업교육강화 등도 추진할 것입니다.
이미 전북교육청 각 과는 직업체험 학생들에게 전면 개방했고요 교육감실도 활짝 열 것입니다. 지역의 공공기관, 기업체 등에도 우리 학생들이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 마찰이 빈번한 전교조, 교육부, 시민단체 등과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신가요.
=2기에서는 개방적?참여적 교육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지역사회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위해 민관 협치를 강화할 계획인데요, 행정 조직의 권한과 시민사회 진영의 역동성, 그리고 교육 현장의 역량을 한데 모으면 전북교육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북교육소통협력위원회(가칭)를 운영하여 교육정책의 협의하고 평가하도록 할 것입니다. 본청 및 교육지원청 단위로 민관협력조직을 구성할 것입니다.
주민참여 예산제를 확대?강화하고, 지자체, 시민단체, 의회, 언론, 교육부 등 교육 주체간 소통과 협력에도 더 신경을 쓰겠습니다.
▲ 교사, 학부모에게 꼭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지난 선거에서 정말 고맙게도 전북도민과 교육가족들로부터 55%의 과분한 지지를 받아 당선됐습니다.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29.0%의 득표율로 당선된 것에 비추어 보면 참으로 감격스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4년에 대한 빛나는 성적표이자, 앞으로 4년에 대한 ‘무거운’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칠 것입니다. 학교는 더 좋아지고, 아이들은 더 행복해지고, 선생님들은 더 자랑스러워지고, 학부모님들은 더 편안해 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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