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좌형 전북대 평생교육원장이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문요한기자 yohan-m@

조좌형 제10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장(62·동물자원과학과 교수)은 최근 직원들과 함께 부산으로 향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시장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국립부경대학교 평생교육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거점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해당 대학의 다양하고 알찬 교육 콘텐츠를 구성원들과 함께 검토해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을 ‘평생학습의 메카’로 만들어내겠다는 조 원장의 뜻도 담겨있다.
지난 2007년 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전북대학교-익산대학, 즉 ‘전북지역 국립대학 통합’ 성사의 핵심인물인 조 원장은 “국립대학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확신은 지금도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7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전북대 평생교육원 원장 집무실에서 조 원장으로부터 지역 평생교육의 비전과 국립대학 통합 뒷얘기를 들어봤다.

-오랜만에 뵙는 것 같다.
▲국립대학 통합이 한창 진행되던 2007년과 ‘통합대학’으로 출범한 2008년 이후 6년 만에 지면을 통해 인사를 드리는 것 같다. 그동안 악화됐던 건강을 추스르며 전공강의와 관련 연구에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지난 3월 평생교육원장 임명을 받고 한국 국공립대학교 평생교육협의회 회의를 비롯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 진행, 협의회 소속 평생교육원 등을 돌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교육은 세대를 초월해 항상 중요한 화두이다. 그런 측면에서 평생교육은 무엇인가.
▲세상의 변화속도가 빠르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개발과 학습이 필요하다. 현대사회는 성공적 삶을 영위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따라서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위한 자기개발이 절실하다. 평생교육원의 존재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학업을 마쳤지만 자기개발이 필요한 사람, 부득이한 사정으로 4년제 학사과정을 밟지 못한 사람, 취미를 위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길 원하는 사람, 일자리와 자격 취득이 절실한 베이비부머 세대 등 현재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지식 욕구가 평생교육원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생교육원을 소개한다면.
▲평생교육원은 대부분 대학에서 운영하고 보면 된다. 역으로 생각하면 교육에 대한 욕구가 세대와 나이를 초월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부터 평생교육원의 존재의미를 살필 수 있다.
우리대학 평생교육원은 크게 두 가지 과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4년제 학사 학위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학점은행제 운영이다. 이 과정을 이수하면 전북대학교 총장 또는 교육부 장관 명의 학위를 수여받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일반문화, 교양, 취미 과정이다. 평생교육원은 학습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삶의 질을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교육을 통해 여가를 즐기는 창구역할도 한다.

-전북대 평생교육원만의 특화과정이 있나.
▲우리대학은 의과대학과 치과대학, 간호대학 등 대학 자체에 국가의료인 양성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정신건강상담지도사 등 관련 민간자격증 취득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동등학력을 소지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규학사 프로그램인 식품생명공학전공과 아동학(아동가족)전공 과정이 있다. 직장생활로 인해 학업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이들이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정규학사 취득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순창장류제조사과정과 영어초보과정, 꿀벌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꿀벌치기’,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은퇴설계, 풍수지리와 수맥, 다문화 상담사 등 다양하고 특화된 과정을 통해 관심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일자리와 자격 취득이 절실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해 ‘인생 2모작’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다.

-앞서 대부분 대학에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대 평생교육원 장점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대학 평생교육원은 학점은행제 학위취득 강좌를 비롯해 보육교사 등 국가자격과 40여 개의 민간자격증 취득 강좌, 직업능력개발 강좌, 교양 강좌, 특별 강좌 등 총 200여개의 평생교육강좌를 개설해 연간 90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수강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2학기에만 3000여 명의 수강생이 등록하는 등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 모두 전국 국립대학 중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관행처럼 진행됐던 강사 위촉과 함께 강좌개설이라는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도 확인됐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질의 강좌개설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지역거점 국립대학으로서 ‘교육복지’라는 목적을 구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거점 국립대학인데 전주에만 모든 인프라가 몰려있는 것 아닌가.
▲우리대학 평생교육원은 지난 2007년 3월부터 순창군과 연계해 평생교육원 순창분원을 설치했다. 전국의 대학 중 유일하게 순창군 장류마을 안에 마련된 분원에서 출장강의를 통해 학점은행제 식품생명공학 학사학위 취득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졸업생 21명이 전북대학교 총장 명의의 학사학위를 수여받는 등 현재까지 총 93명이 학위를 취득했다.
또 순창지역 주민들의 학습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매 학기별로 학습비의 절반을 지원해주고 있다.
여기에 옛 익산대학인 전북대학교 익산 특성화캠퍼스에도 전주 본원과 익산에서 인기가 있거나 개설요청이 들어온 강좌를 중심으로 주·야 과정을 만들어 수요자들의 흥미와 요구에 맞춰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조좌형 전북대 평생교육원장이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문요한기자 yohan-m@

-국립대학 통합얘기를 들어보겠다. 당시 익산시장이 해당지역 시민단체에 경비를 지원하면서 읍·면·동 곳곳에 학장 퇴진까지 요구하는 뻘건 플랜카드가 걸리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소신껏 국립대 통합을 성사시킨 이유가 있나.
▲우선 급격한 고교졸업자 감소에 따른 생존전략 중 하나가 대학통합이었다. 백화점식 대학존립은 제 살 깎아먹는 격이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2007년 당시 참여정부 정책일환으로 진행된 국립대학 구조개혁사업이 직접적인 재정지원의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이미 통합을 완료한 타지역 국립대학들의 경쟁력 강화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상황에서 대학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소신과 그리고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임했던 게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당시 국립대학 통합과정에서 건강이 매우 악화돼 가족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소신껏 추진하는 길 밖에 없다는 믿음하나로 정신력으로 버텼다.
여기에 당시 전북대 서거석 총장의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와 상호 신뢰가 없었다면, 전북대와 익산대학 통합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시 평생교육원 얘기다. 원장 2년 임기의 1/4이 지났다.
▲취임 이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앞으로 큰 전진을 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는데 힘을 쏟았다고 생각한다. 취임 초기 그동안 정체됐던 평생교육원 교육 인프라의 확대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올해에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수행 중인 평생학습계좌제 기관인정 사업에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전북지역 평생교육의 메카로서 지역 평생교육 활성화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임기 안에 지역연계사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전문적인 강사 구성으로 시대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강좌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평생교육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역밀착형 서비스와 교육과정을 개발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사립대학은 평생교육을 수익사업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대학은 국립대학으로서 수익을 위해 평생교육원을 운영할 뜻은 현재까지 없다.
우리 평생교육원은 누구든 편하게 교육 받을 수 있는 교육마당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의 교육욕구를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명예학생 제도를 도입해 정규 대학생들이 듣는 강의를 학문분야에 관계없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길도 열려있다.
도심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접근성이 타 대학 평생교육원에 비해 뛰어난 점과 3차 의료기관인 전북대학교병원을 갖추고 있는 이점을 살려 의료보건과 연계해 지역 노인들을 위한 ‘실버교육’을 특화하고 싶다.
지역주민 누구라도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는 평생교육원을 임기 안에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다. 스스로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우리대학 평생교육원을 국내 최고 평생학습의 장으로 만들도록 온 힘을 쏟아 노력할 것이다. 도민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성원을 부탁드린다.

/글=이승석기자 2press@ /사진=문요한기자 yohan-m@
 

▲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3가에 위치한 전북대 평생교육원 전경./문요한기자 yohan-m@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연혁>
▲1996.03.01. 전북대학교 사회교육원 설립(규정제정, 훈령 제626호)
▲1996.03.18. 사회교육원 개원 및 개강식
▲1999.12.28. 사회교육원 이전 및 입주식(구 전북대 치대)
▲2000.07.13. 전라북도평생교육정보센터 지정(평생교육법 제14조)
▲2001.09.01. 사회교육원 기관명을 ‘평생교육원’으로 변경
▲2002.01.18. 교육부 평생교육사 양성기관 지정
▲2007.02.12. 순창군 장류산업 전문인력양성 협약
▲2007.03.05. 평생교육원 순창분원 개원
▲2014.02.12. 평생학습계좌제 기관단위 평가인증 선정(교육부-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14.03.01. 제10대 조좌형 원장 취임(농업생명과학대학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조좌형 원장 프로필>
◇학력
▲1978. 02. 전북대학교 축산학과 졸업
▲1980. 02. 건국대학교 대학원 축산가공학과 석사
▲1990. 08. 건국대학교 대학원 축산가공학과 박사
◇주요경력
▲1978. 10. 서울 축협중앙회 3급 공채
▲1982. 03. 충남 혜전대학교 교수
▲1991. 12. 국립익산대학 교수
▲1992. 03. 국립익산대학 학생과장
▲2001. 10. 국립익산대학 교수협의회 회장
▲2002. 03. 전국전문대학교수협의회 감사
▲2005. 10. 제5대 국립익산대학 학장 취임
▲2005. 11. 익산의제21 공동대표
▲2006. 08. 한국전문대학협의회 부회장
▲2006. 08. 전북지역학장협의회 회장
▲2007. 05. 전북대학교 서거석 총장-국립익산대학 조좌형 학장, 정부 '국립대학 통합' 합의서 서명
▲2008. 03. 전북대학교 익산캠퍼스(환경생명자원대학) 제1대 학장 취임(국립익산대학 존속기간 2년, 국립익산대학장 겸임)
▲2009. 02.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국립익산대학 '학장' 호칭이 '총장'으로 변경
▲2010. 02. 조좌형 국립익산대학 총장 겸임종료(국립학교설치령에 따라 국립익산대학 존속기간 만료)
▲2014. 03. 제10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장 취임
▲현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장 겸 농업생명과학대학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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