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금융권인 은행들이 대출의 벽을 높게 쌓으면서 고금리인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2014년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에서 일반은행 대출 비중이 지난해 77.4%에서 올해 75.9%로 1.5%p 감소했다.

반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 등의 비중은 22.6%에서 1.5%p 증가한 24.1%로 집계됐다.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은행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 벽을 더 높게 쌓으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대출자를 종사상지위별로 나눠보면 취약계층의 2금융권 대출 증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임시일용근로자의 2금융권 대출 비중은 지난해 29.3%였지만, 올해는 30%를 훌쩍 뛰어넘은 33.8%를 기록했다.

또 무직자 등 기타군에 속한 대출자의 2금융권 대출도 25.3%에서 32.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채무·신용의 취약계층인 자영업자의 2금융권 비중도 24.7%에서 27.6%로 증가했다. 자영업자 업종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자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소득창출 기반이 취약하고 생산성이 낮은 일부 업종에 편중돼 있어 가계부채 ‘뇌관’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상용근로자들의 2금융권 이용률은 19.2%에서 18.4%로 감소했다. 비교적 수입이 고정적인 상용근로자들은 2금융원 대신에 은행 대출 비중이 80.8%에서 81.6% 늘었다.

고정수입자들의 대출은 늘리면서 위험부담이 많은 취약계층 대출은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올해 들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조4767억원으로 지난 2012년 6월말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대 수준인 상황이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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