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가 회사명과 CI(Corporate Identity)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지주 모태인 은행 노조가 발끈하고 나섰다.

전북은행 노조 인수위원회는 16일 본점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지주에서 일방적으로 지주회사명과 CI 변경을 통지하고 ‘선호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김한 지주 회장은 신의를 저버리는 일방적인 해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전북은행은 지주 계열사인 우리캐피탈과 더커자산운용, 광주은행 인수는 물론, JB금융지주 설립에 이르기까지 금융그룹으로써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모든 자원과 인력을 아낌없이 지원했다”며 “하지만 희생과 고통을 감내했음에도 일방적인 이 같은 사명 등 변경작업은 향토은행 사실을 지우는 한편, 도민과 은행 임직원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전북은행 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일 최강성 후보를 제18대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 현재 인수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지주는 임용택 은행장 취임 나흘 후인 지난달 6일 지주명과 로고 변경 통지에 이어 ‘선호도 조사’를 행원들이 사용하는 그룹웨어를 통해 두 차례 실시했다. 이들 조사에서 90% 상당이 지주회사명 등 변경 추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회장의 광주은행장 겸임으로 전북은행이 자회사의 지배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 인수위는 “도민과 은행 임직원은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자회사들에게 아낌없이 희생하면서 지원했지만 김 회장은 지주회사명 등을 변경하는 행위에 대해 ‘통보’로 답했다”며 “지역과 은행에 대한 착취이자 향토기업이라는 사실을 지우기 위한 시도로, 지배권을 지키기 위해 사명 등을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북은행은 광주은행과 인수당시 체결한 ‘지역금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서’에 공모를 통해 지주회사명 등을 변경하기로 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은 불거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JB금융지주는 노조 인수위의 기자회견이후 사명과 CI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뒤늦게서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한편 JB금융지주가 사용하고 있는 CI는 고광직 은행장 시절인 지난 1992년 1월, 창립 22주년을 맞아 교체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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