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최모씨(37·여)는 최근 지역의 한 저축은행에서 연 8% 금리로 받았던 주택담보대출을 JB전북은행으로 갈아탔다.

지난 2011년 당시 금리가 비교적 싼 이유 등으로 저축은행을 선택했던 최씨는 전북은행 중산지점에서 상담을 받고 기존 5000만원에서 추가로 4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저축은행에서 고금리로 대출받으면서 매달 빚을 갚느라 빠듯했다”며 “금리인하는 물론, 추가로 대출금을 받았을 수 있다는 은행 측 설명에 가까운 곳으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도내에 본점이나 지점을 두고 대출영업 현장에서 활개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고객들의 외면으로 갈수록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전국의 저축은행 여·수신 규모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각각 31조2280억원과 29조386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33조5218억원, 29조4241억원)과 비교하면 줄었든 것으로, 하반기 은행을 비롯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저축은행만 뒷걸음질을 친 셈이다.

저축은행들이 직격탄을 받고 이유로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같은 대출규제 완화가 꼽히고 있다. 더 싼 금리를 찾아 제1금융권 은행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규제완화 전에는 비은행권(60~85%)이 은행(50~70%)에 비해 LTV가 높았지만 현재는 전 금융권이 똑같이 70%를 적용받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하반기에만 2차례 인하돼 신용등급이 양호한 금융고객들이 저축은행에서 속속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으로 ‘갈아타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제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유입된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70%가량이 신용등급 1~4등급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2008년 이후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같은 정책금융 상품을 쏟아내면서 금리나 낮은 서민금융 상품들이 시장을 좁혀놓은 상태다. 저축은행에 손을 빌릴 서민들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나승현 전북은행 홍보실장은 “최근 들어 저축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려는 고객들의 상담이 각 지점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예전에는 중소기업들이 제1금융권보다 낮은 금리와 각종 조건을 내걸은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현재는 크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 본점을 둔 저축은행은 스타저축은행과 삼호저축은행 등 2곳이다. 이들 저축은행의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적게는 6%에서 최고 8% 이상을 넘고 있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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