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전북은행이 모태인 JB금융지주가 계열사에 KB국민은행 출신 거물들을 대표와 고문으로 선임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사명은 물론, 심볼마크 변경까지 감행해 비난이 일고 있는 금융지주의 최근 행보와 연결 짓는 여론에도 힘이 실리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지역금융계 등에 따르면 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JB자산운용 사내이사(임기 3년)이자 신임 대표로 김기홍(57)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을 선임했다. 김 대표는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경선에서 유력 인물로, 4파전 숏리스트에 오르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금융지주가 금융투자회사(자산운용)인 자산운용 수장으로 김 대표를 발탁한 이유로 부동산 전문 파인트리자산운용 대표 시절 NPL(부실채권) 등을 비롯해 부동산 투자 딜을 주도했던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또 금융감독원에서 부원장보로 근무하며 보험산업과 비은행부문을 담당했던 경험도 발탁이유에 한몫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을 고문으로 임명, JB자산운용의 총괄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거물급으로 잘 알려진 어 전 회장을 고문으로 영입해 그동안 경륜과 국내외 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과 전북은행 구성원들은 최근 사명과 심볼마크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곱지 않은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에만 한정돼 성장에 한계를 보였던 예전과 달리, 수도권에 점포를 내고 총 4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40조원 규모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난 금융지주에 박수를 보내던 분위기에서 반전된 것이다.

이는 계열사마다 일반 행원부터 시작했던 ‘뼛속까지’ 전북은행 출신들이 요직에서 홀대받고 있는 상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각 계열사마다 전북은행 출신이 근무하는 경우는 많아야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향토은행’을 자처하면서도 도민들의 여론수렴은 전혀 마련하지 않은 채 은행장 취임 나흘 뒤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전격 실시된 ‘선호도 조사’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안방을 위협받고 있는 모양새다.

전북은행 한 관계자는 “JB금융지주가 사용하고 있는 심볼마크는 고광직 은행장 시절인 지난 1992년 1월, 창립 22주년을 맞아 교체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며 “최근 변경시도에 이어 외부인사 영입이 잇따르면서 은행 내부에서도 불안감과 함께 곱지 않게 보는 시각이 많은데 도민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승석기자 2press@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