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전북현대가 올 시즌 첫 고비를 맞았다. 연패의 아픔을 딛고 5월 초 3연전을 반드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후 K리그에서 패배를 몰랐던 전북이 26일 전남에 1-2로 무너졌다. K리그 22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던 전북이었기에 이날 패배는 충격이 컸다.
이에 앞서 22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숙적이랄 수 있던 가시와 레이솔에 2-3으로 패배, 두 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한 것이다.
전북이 두 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당시 K리그 서울(23일)과 전남(31일)에 연속 진 이후 처음이다.
이 두 경기의 패배는 초반 상승세를 타던 전북이 전열을 재정비할 시점에 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선수단의 바닥난 체력을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끌어올리느냐와 무너진 수비 조직력을 어떻게 다질 것인가하는 문제다.
전북은 지난 2월 24일 AFC 챔피언스리그 가시와의 조별예선 1차전을 0-0으로 무승부로 가져간 뒤 우려했던 산둥 원정 경기를 4-1 승리로 장식하며 무패행진을 벌였다.
전북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 경기는 4월 8일 AFC 챔피언스리그 빈즈엉전. 손쉽게 승리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 승점 3점을 확보하지 못한 것. 이때부터 선수단의 체력적 문제가 거론됐고 이후 승리를 따내더라도 경기 내용은 1강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의 시선이 뒤따랐다.
특히 4월 4일 이후 26일 전남전까지 모두 7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은 선수층이 두껍다는 전북으로도 벅차게 느껴졌다. 결국 22일 가시와 원정과 전남 원정 모두 체력적 열세로 인한 집중력 부족으로 두 경기 모두 내주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은 “체력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강팀이라면 이를 노련한 경기운영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데 잘 안됐다. 6월 휴식기 이전까지는 당분간 정신력으로 이겨나가야 할 것 같다”며 체력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무너진 수비진에 대한 보강도 절실하다. 전북은 지난 가시와전과 전남전 두 경기에서 무려 5실점을 했다. 올 시즌 전북이 치른 13경기(ACL, K리그 포함)의 총 실점이 11점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실점을 두 경기에서 허용한 것이다. 분명 체력적 요인이 컸지만 수비력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최강희 감독이 전남전 이후 “수비라인이 지난해 후반기처럼 안정적이지 못하다”며 수비조직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나다.
최철순의 부상으로 센터백 김기희가 오른쪽 수비를 맡고 있고 이주용도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가시와전과 전남전에서는 기대만큼의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대의 역습에 쉽게 무너지면서 유효 슈팅을 허용하는 수비가 개선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일정도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전북은 29일 고양 Hi FC와 FA컵 32강전을 원정으로 치르며 5월 2일에는 K리그 선두를 다투는 수원 삼성과 홈 경기를 갖는다. 6일에는 산둥을 홈으로 불러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또 10일에는 선두 그룹인 울산과 원정 경기를 갖는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주전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감안하면 29일 FA컵은 1.5군 이상의 선수단이 나가기 힘든 상황. 일단 2일 수원전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단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
선수단 재정비의 핵심은 최철순의 복귀 여부. 부상회복이 빨라 이르면 수원전 출전도 가능하리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한다. 만약 최철순이 복귀 한다면 측면 수비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장기 레이스에서 고비가 있게 마련이다. 그 고비가 조금 빨리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함께 이 고비를 넘기고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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