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몰아낸 '혁신'···입학생 6년새 31배 폭증

김지혜 기자l승인2015.06.07l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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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방교육재정을 아낀다며 ‘학교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폐교 위기에 놓여있던 농촌의 작은 학교들이 대도시의 거대 학교들과는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역으로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학교로 변모하고 있다. 자연생태교육과 인성교육, 맞춤형 방과후학교 등 대도시 학교들이 할 수 없는 이상적인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때 신입생이 1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까지 내몰렸던 위기를 딛고 농촌학교의 성공적인 운영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군산회현초등학교(교장 박길보)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입학생 1명에서 전학 봇물 학교로=회현초의 현재 6학년은 총 27명이다. 6년전 입학한 학생은 단 1명에 불과했다. 나홀로 입학한 학생의 같은반 친구는 현재 26명까지 늘었고, 올해 입학생은 31명으로 껑충 뛰었다. 입학생 숫자만 놓고 단순비교하자면 6년새 31배가 증가한 것이다.
사실 회현초는 3~4년 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회현중학교를 가기 위한 학생들이 미리 전학을 오면서 5~6학년들이 많았다. 그러나 3년전 도교육청으로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되고, 회현초만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선보이면서 이젠 회현초 그 자체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늘었다. 이는 입학생 숫자로 증명된다. 올해 입학한 1학년 31명으로 비롯해 2학년과 3학년은 각각 36명으로 2학급씩을 운영하고 있다. 회현중만을 목표로 한다면 고학년들이 많아야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저학년들의 숫자가 많은 것이다.
더욱이 위장전입을 철저히 막고 있어 회현초의 성장은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실제 회현초 인근에는 전원주택촌과 다세대주택·원룸 등이 들어섰고, 미술·피아노·태권도 등의 학원들도 생겨나면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학생·교사·학부모 모두가 참여하는 학교교육=아이들 교육의 중심은 누가 뭐라해도 교사다. 회현초 교사들은 모든 교육과정을 결정할 때 서로 의논하고 토론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교사협의회를 갖고, 수업내용이나 교육철학 등을 공유한다.
이견이 나올 때도 있지만 ‘즐거운 배움으로 함께 성장하는 우리’라는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중심에 놓는다.
또 수업혁신을 통한 교원 역량강화를 위해 1학기에 한주를 수업공개주간으로 정하고, 전체 교사들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교사들의 이러한 노력에 학부모들도 적극 화답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년별로 자발적인 모임을 구성하고, 건전한 협의문화를 통해 학교교육과정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한다.
지난 봄 체육대회에도 부모들이 직접 참여해 벽화그리기를 진행했고, 농구·축구 등 다양한 게임종목도 시도할 수 있었다.
최근 학교에서 열린 1박2일 야영에서도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야영은 학생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부모들의 참여는 배제했지만 담력훈련만은 아버지회의 도움을 받았다. 이 역시 학교의 요청이 아닌 학부모들이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성사됐다.
학생들은 다모임 활동을 통해 자치문화를 익힌다. 전교생이 11개의 띠앗으로 나뉘어 매월 한 가지 주제를 놓고 토론하거나 띠앗별 모임을 갖는다. 1~6학년을 아우르는 띠앗맺기를 통해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배우고, 학교활동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1학기 평화샘 프로젝트와 2학기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감수성 교육도 회현초만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이다. 평화샘 프로젝트는 인권·인성을 집중교육하는 것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평화로운 학교·학급만들기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학년별로 학급별로 스스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정하는가 하면 공동체놀이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10월에는 한주를 환경생태주간으로 정하고 그에 맞는 집중교육을 진행한다. 학교안에 있는 다양한 나무와 풀, 곤충과 벌레 등을 관찰·기록하고, 학교 인근 청암산에 올라 숲 체험과 숲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즐긴다.
자연생태교육은 평상시의 교육과정에도 담아내고 있다. 모든 학년이 매월 2시간씩 자연생태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 학교안 화단, 나무, 텃밭 등 생명이 깃든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환경과 생태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회현초 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심지영 교사는 “학교교육과정에 대해 모든 교사들이 고민하고 가장 가치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힘을 모은다는 것이 학교발전의 원동력인 것 같다”며 “학부모님들 역시 참여는 적극적이지만 교사들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참 감사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어 심 교사는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함께 성장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교, 지역사회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kjhwjw@

 

농어촌학교 살리기는 계속돼야 한다

국회는 지난 5월 29일 새벽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결정에 왈가왈부 시비를 걸겠다고 이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배경의 하나인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문제 감소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미 우리 사회는 고령화 저출산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는 국가의 기본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는 일로 이를 테면 공무원연금법 개정 등과 같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 만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아이를 낳아서 기르기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감소 추세가 개선되지 않고 이대로 이어진다면 장차 국가경쟁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앞으로는 개인별 역량의 총화가 국가의 역량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보다 더 시급한 것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는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농어촌 학교의 존립을 뒤흔드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틈에 정부는 경제논리를 앞세워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농어촌 학교가 이 정책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지역은 전체 학교 60%가 농어촌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지난 30년간 정부시책에 따라 무려 329교가 통폐합되었다. 이는 매년 10개 이상의 학교가 통폐합 된 것이다. 이미 너무 많은 학교를 무분별하게 통폐합시켜 온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한 지점이다.
사실 학교는 농촌에서 교육과 문화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지역주민에게 문화 공간을 제공하는 등 기본적인 정주여건에도 기여하고 있다.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지역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부는 ‘학생수’라는 단일 기준으로 소규모 학교의 학생이 대규모 학교 학생 1인당 교육비용보다 높다는 논리를 앞세워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논리 보다는 단 한명의 학생도 소외 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성숙한 국가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을까?
특히 우리지역의 농어촌은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 등 특별하게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부모와 같은 돌봄 차원의 교육적 배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적인 소규모학교 통폐합 보다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교육청에서는 농어촌 작은 학교 희망 찾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여 왔다. 이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마을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으며, 폐교 직전의 학교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서도 온 정성을 다하는 전북교육청으로 거듭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쉬지 않고 있다.
/전라북도교육청 교육혁신과 이영환 장학사

 

 


김지혜 기자  kjhwj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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