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인재육성재단 전주장학숙 전경/사진제공=전북도

전북도와 출연기관인 ‘전북인재육성재단’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의 자녀가 생활하고 있는 집단기숙시설인 ‘전주장학숙’에 대한 초동조치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 총체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지역에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가족과 주변 접촉자를 면밀히 살펴야 할 김제시도 보고체계와 역학조사 등이 허술한 것으로 나타나 보건행정에 대한 불신을 주고 있다.

8일 도와 재단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 2번째 확진환자로 나타난 김제 A씨(59)의 자녀(형제)가 집과 전주장학숙을 오가며 생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형제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간 자택에서 생활한 뒤 31일 전주장학숙으로 복귀했다. 접촉한 일자가 확진 환자인 형제의 아버지 A씨가 서울삼성병원 응급실 병문안을 다녀와 접촉한 31일과 일치하다.

이 때문에 A씨는 역학조사와 1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나 사실상 확진 환자로 판정된 지난 7일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물론, A씨 자녀들도 자택에 격리조치됐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사실상 준전시체제로 돌입한 상황에서 집단기숙시설 입사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해야할 책임이 있는 전주장학숙은 이 같은 사실을 한 종교계 사립대학으로부터 연락받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도내 한 기독교계 대학은 8일 오전 김제시로부터 확진 환자인 A씨 자녀가 해당 대학 재학생이라는 사실을 통보받고 학생기록카드를 확인한 뒤 전주장학숙에 자택격리 사실을 알렸다.

하마터면 메르스 감염예방 대책은 차치하더라도 입사생 귀가실태조차 기대할 수없는 사생관리에 구멍이 뚫린 전주장학숙이 수일간 까마득하게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던 것이다. 이들 형제는 당초 7일 장학숙으로 귀가하는 것으로 돼있다.

전주장학숙은 입사생 형제의 시설 내 동선 등을 자체 파악한다는 이유로 총괄부서인 재단 사무국은 물론, 도 본청 자치행정과에도 곧바로 알리지 않았다. 낮 12시가 다 돼서야 재단 사무국에만 동향보고를 했다.

300명이 생활하는 집단기숙시설인 전주장학숙이 메르스와 관련된 대응지침조차 받아보지 못하면서 전전긍긍했던 사실도 본보 취재결과 드러났다.

여기에 김제시 담당기관인 보건소도 면밀한 조사없이 A씨 자녀가 재학 중인 대학에만 자가격리 사실을 알려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도내 메르스 총괄부서인 도 방역대책본부도 김제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전적으로 신뢰한 나머지 확진 환자 자녀의 재학중인 학교와 학교생활 동선(기숙사 등)까지 한 번 더 촘촘히 확인하는 업무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전북도 인재육성재단 관계자는 “해당 장학숙 입사생은 현재 별다른 증상이 없어 위험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도에서 별도로 대응지침을 받은 적이 없고 시설 내부에 락스 청소 등의 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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