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만능통장 청약저축(주택청양종합저축 포함)’ 금리마저 인하될 예정이다.

특히 청약저축은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이자율이 높아 그동안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많았지만, 계속해서 낮아지는 금리에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전북지역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22일부터 청약저축 금리를 0.3%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인 우리, 국민, 농협, 신한, 하나, 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지난 3월 0.2% 포인트 낮춘데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진행되는 것으로 가입기간에 따라 1개월 초과~1년 미만은 연 1.5%, 1년 이상~2년 미만은 연 2.0%, 2년 이상은 연 2.5%로 각각 0.3% 포인트가 인하된다. 기존 가입자들도 인하된 금리로 함께 적용받게 된다.

청약저축의 금리인하 이유는, 국민주택기금의 수지악화 때문이다. 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성되는 주택기금이 지난해 말 기준 105조원 규모 정도. 하지만, 이 기금이 디딤돌대출과 주택임대차시장 안정 등 정책지원에 사용되면서 자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또한 올 7월부터 주택도시기금으로 개편돼 도시재생사업에도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주택기금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 금리인하가 불가피 하다는 이유다. 금융전문가들은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주택기금 대출 금리도 내려야 하는데 수익을 내기 위해선 청약저축 이자도 낮출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도내 A 은행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로 인해 청약저축 금리 현실화를 위한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가 떨어지면서 이자율에 따라 청약저축 금리도 내릴 수밖에 없지만, 지금 추세로 떨어진다면 금융상품으로서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북지역 금융권에서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금리로 인해 청약저축의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청약저축은 시중은행의 예금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세액공제 혜택까지 있어 굳이 분양권이 아니더라도 저축용으로 가입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은 상품이다. 하지만, 현재 청약저축과 시중은행 예금상품의 금리가 비슷하면, 굳이 청약저축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

직장인 정민경(35․전주 삼천동)씨는 “현재 청약저축을 4년 정도 들고 있지만, 애초에 분양권이 목적이 아니라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적금 목적으로 들었다”며 “하지만, 계속해서 지금처럼 금리가 떨어진다면 청약저축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박세린기자․iceblue@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