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서 세번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가 나온 가운데 메르스 확산 방지의 골든타임 확보에 가장 중요한 역학조사관들의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 유행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초동대응과 철저한 관리가 선행돼야지만 도내에서는 역학조사를 공중보건의 1년차가 홀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에 따르면 국내 역학조사관은 질병관리본부에 14명, 인천공항검역소 2명, 17개 시도에 18명 등 총 34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질병관리본부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2명은 군복무를 대신해 3년간 공중보건 업무를 맡는 공중보건의로 나타났다.

현재 전북에 배치된 역학조사관은 단 1명(공중보건의 1년차)이며, 전공도 소아청소년과로 확인되면서 경험부족과 전문성 결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 등 감염병 대응과 역학조사 기법은 역학조사관으로 배치되기 전에 3주간 교육받은 게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학조사관은 메르스가 발생하면 확진와 의심환자 등의 전염경로와 접촉자들을 역으로 추적하는 등 초동대응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실제 메르스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에 대한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확산은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전북지역에서도 메르스 확진자 발생 과정에서 부실한 역학조사의 문제가 드러났다.

김제 50대 남성의 메르스 확진자의 경우 지난 3일 감액(가래)검사까지 이뤄졌지만, 가검물이 채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퇴원조치하면서 김제지역 2개의 병원을 추가로 방문해 300명 넘게 접촉했다.

전주지역 역시 방역시스템 부재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1·2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이유로 최대잠복기(14일)까지 관찰하지 않고, 격리조치를 해제하는 어처구니없는 조치를 취했다.

박철웅 전북도 메르스대책본부 상황실장은 “전북은 물론 전국 시도에 배치된 역학조사관은 공중보건의로 전문성과 책임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정할 수 없다”면서 “메르스 사태이후 정부 차원에서 전담 역학조사관 확보 등 개선책이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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