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축은행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함께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영업점 없이 온라인과 ATM만으로 영업을 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이르면 올해 설립된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모바일, ATM 등을 통한 영업으로 복잡한 대출상품보다는 단순한 신용대출 상품 판매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신용대출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저축은행에는 위협적인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담보대출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진 저축은행이라도 신용대출을 확대할 여지가 있어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이 다이렉트 대출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저축은행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전북지역 A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복잡한 대출상품보다 단순한 신용대출 상품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며 “신용대출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저축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출시하고 있는 5~10% 이내 중금리신용 대출상품 역시 저축은행업계의 또 하나의 ‘골칫거리’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출범, 중금리 대출상품인 ‘위비모바일대출’을 선보였다. 위비모바일대출은 SGI서울보증과 협약해 출시한 중금리 서민금융상품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5.9%에서 9.7%대의 금리로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기업은행도 지난 18일 모바일뱅크인 ‘i-원뱅크’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점포․인력 등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모바일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 소식은 저축은행업계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실제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은 신용도 5~6등급의 중간 정도 신용도 보유가 98%에 달한다. 이처럼 저축은행 고객 가운데 양호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이용자들이 시중은행으로 대거 이동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

중간급 신용도를 지닌 고객층이 시중은행 쪽으로 빠져나가면, 결국 고리대출만 취급하게 돼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이 모호해지고 대부업과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타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잇따른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가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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