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피살사건’에 대한 법원의 재심 결정이 내려지면서 검찰이 이를 받아들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광주고법 제 1형사부(재판장 부장판사 서경환)는 22일 익산 택시기사 살인죄로 10년 간 복역한 최모(31)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같은 재판부는 사건을 다시 심리해 최 씨의 유·무죄를 다시 판단하게 된다.

그전에 검찰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3일 안에 즉시 항고할 수 있으며 검찰이 항고하지 않거나 항고 후 대법원이 기각하면 재심결정은 확정된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재심 이유 가운데 하나인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된다며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최 씨는 2003년 수사과정에서 진범으로 지목된 사람과 관련자들의 진술, 살인사건 발생 당시 목격자 진술, 택시 태코미터 정보에 대한 분석의견, 부검감정서에 대한 의견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출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8월 9일 만료돼 최 씨가 진범이 아니라면 검찰이 그때까지 진범을 기소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안사건이 아닌 살인 등 형사사건에서 재심이 받아들여진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법조계의 말이다.

최 씨는 16살이던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 7분 익산시 약촌 오거리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가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씨와 시비가 붙어 “너는 어미, 아비도 없느냐”라는 등 욕설을 듣자 오토바이 사물함에 있던 흉기로 수차례 찔러 유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 씨는 사건 발생 20일 후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상고했다가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이후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2003년 6월 다른 택시 강도 용의자가 유 씨를 살해한 진범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최 씨가 진범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2013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포털 사이트 등에 거론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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