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2기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1기 4년 동안에는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을 통해 ‘가고 깊은 학교,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지향해 왔다면 민선 2기에는 한걸음 더 나아간 ‘자치와 협력으로 참된 민주시민 육성’을 교육 목표로 세우고 항해하고 있다. 김승환 교육감을 만나 취임 1주년 소감과 앞으로의 전북 교육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2기가 출범한 지 1년여를 맞았습니다. 소감은?
-전북도민께서 지난 4년간의 실적을 너그럽게 평가해 주셔서 높은 지지율로 제2기를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했는데, 잘 알다시피 쉽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취하는 선택이 저 자신을 부끄럽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당장 어렵지만 소신과 원칙을 갖고 임하면 순리대로 풀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역점을 둔 정책이나 사업은 무엇입니까?
-등교시각 늦추기, 학생안전관리특별위원회 구성 등이 아닐까 합니다. 등교시각 늦추기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작됐는데요. 정책만족도 조사결과 학생들이 가장 좋은 정책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경쟁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에게 숨통을 열어두자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그동안 학생 안전에 특별히 역점을 뒀습니다. 1주기 추념의 날 행사를 가졌고, 전담부서를 설치했으며 현재 도내 유초중고 학생들이 안전체험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한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운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안전한 학교, 건강한 교실’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학생안전지원단을 설치했습니다. 이후 메르스 사태를 겪었는데 평가한다면?
-6월초 메르스 예방으로 100여개 넘는 학교가 휴업을 했고, 김제, 순창 등은 전체 학교가 휴업을 하는 등 긴장감이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교육청도 비상대책반을 가동했고, 일선 학교들은 등교시간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발열검사, 손 소독을 실시했습니다.
학교 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아이들을 정밀 관찰 하는 등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전염병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학교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아이들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기 때 핵심 사업이었던 혁신학교가 2기에 들어 침체됐다는 평가가 있는데요?
-누리과정 문제가 발생한 이후 ‘누리과정’ 4글자가 머릿속에서 지워진 것이 없습니다. 누리과정에 방어에너지를 쏟다 보니까 혁신학교, 혁신학교를 통한 학교혁신 등에 에너지가 덜 기울여졌습니다. 교육감이 학교 현장에 가서 격려하고 지원해야 하는 데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이죠. 1주년을 기점으로 해서 현장의 교사들을 만나는 일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잠깐이라도 만 남을 갖고,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그들에게 위안이 될 것입니다. 혁신학교들의 피로감을 풀어줄 때가 온 것 같습니다.
▲학력신장은 도민 모두의 바람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저희 교육청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단순 암기식 학습이 아닌 학생들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주는 참학력입니다. 참학력 지원센터를 설립해 교육과정·수업·평가방법을 개선하는 전북형 평가제도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또 초등 20교, 중등 24교를 참학력 모델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초학력 미달학생을 위한 전북학습클리닉센터도 거점별로 운영 중입니다.
▲정부의 지방재정효율화 방안을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교육부는 2016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국고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 교육청에 떠넘기는 것입니다. 교육부가 교원 정원을 감축하고,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예산까지 시도교육청으로 떠넘김으로써 향후 유·초·중등 교육은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께서 시도교육청 의무지출경비로 강제하는 부분을 당 차원에서 막아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믿고 올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기로 한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전국 시도 교육감들도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 의무지출경비로 편성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시도교육감들이 연대를 강화해 내년에는 올해와는 다른 양상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저는 전북을 아끼는 마음이 누구보다 강합니다. 내 고향이 정치·경제적으로 약한 지역이다 보니까 마음속에 늘 애잔함이 있습니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어쩌다 이렇게 쇠락했을까’ 생각해보면 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교육이 살아나는 길밖에 없습니다.
우리 교육은 한국사회의 모습처럼 지난 수십 년 간 효율과 경쟁을 중시해왔고, 학교 현장의 불합리함은 묵인되곤 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개선하는 첫 번째 교육감이 될 것입니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서로 협력하는 교육 풍토가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교육=전북’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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