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인 익산 남성고와 군산중앙고의 운영성과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학교는 전북도교육청의 평가 결과 재지정 기준 점수인 60점을 넘어서면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30일 전북도교육청은 ‘2015년 자율형사립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했다.
이에 따르면 군산중앙고의 경우 학교만족도 영역에서만 ‘매우우수·우수’를 받았을 뿐 학교운영, 교육과정 운영, 재정 및 시설여건, 교육청 재량평가, 교원의 전문성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보통·미흡’ 평가를 받았다. 
남성고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고는 학교운영과 학교만족도 영역에서 ‘매우우수·우수’를, 교육과정 운영·재정 및 시설 여건·교육청 재량평가 영역에서 ‘우수·보통’를, 교원의 전문성 영역에서는 ‘보통·미흡’ 결과를 받았다.
전북교육청 자체평가단은 자사고의 취지에 맞도록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법인의 재정 부담 능력이 절대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법인 부담 비율은 2% 수준으로 나머지 대부분을 학부모 부담과 교육청 목적사업비에 의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 아닌 국·영·수 중심의 대학입시 준비 교육활동에 집중하고 있어 본래 취지를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자사고와 규모가 비슷한 전주지역 2개 일반고를 선정, 같은 평가지표를 적용한 결과 수준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일반고 2개 학교의 평균은 70점으로 오히려 군산중앙고보다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사실상 자사고 운영은 실패작이자 유의미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학교가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것은 교육부에서 표준안으로 제시한 항목의 타당성과 적절성 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체평가단 반상진(전북대 교수) 단장은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 취소 가이드라인 점수를 70점에서 60점으로 낮추도록 한 것은 부실한 자사고 눈 감아 주기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는 전북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근본적으로 자사고가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지는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교육연대는 이날 결과 발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은 4개 학교에 대해 지정취소를 결정했는데 전북교육청은 왜 하지 못하느냐”면서 “교육부의 평가안을 그대로 받아쓴 평가계획이 아닌 제대로 된 평가계획을 만들어 원칙적인 심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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