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부진 등으로 인한 전북지역 주유소의 유류 판매량 감소세가 올해는 메르스 여파로 한층 더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돈벌이가 줄어든 도내 각 주유소들이 자체 인원감축도 모자라 협회비 납부까지 부담스러워 하는 바람에 한국주유소협회 전북도회 사무국 직원까지 감축되는 등 주유소 업계 전체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주유소협회 전북도회 및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도내 전체 유류 판매량은 오히려 약 2%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ℓ당 평균 1,886원 하던 보통휘발유 가격이 12월 1,4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세월호 여파 등으로 인해 전체 유류 판매량은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또한 지난 1~2월 ℓ당 1,300원대까지 하락했던 도내 휘발유가격이 6월 30일 기준 1,584원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도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더욱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감 이유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차량 이동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주 K주유소 관계자는 "본격적 나들이 철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메르스 때문에 경유 소비량이 큰 관광버스들이 주유를 멈췄고, 가족단위 외출까지 줄면서 승용차의 휘발유 주유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세월호 사태에 따른 소비부진에 이어 올해 메르스 때문에 도내 주유소들이 더욱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유가 하락 및 판매량 감소는 주유소 업계의 매출 부진 및 마진 감소를 부르고, 이어 전북도회 사무국 직원의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북도회 관계자는 "도내 940여 회원사들의 2년 연속 매출 하락이 주유소 업계 전반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평년에 평균 70% 이상의 회원사들이 회비를 납부하던 것과 달리 올 들어 50%까지 납부율이 감소하면서 대의원들이 협회에 사무국 감축 경영을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 전북도회는 사무국 직원 3명 중 급여가 많은 사무국장직을 먼저 없앴다.
이같은 감축 경영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경남도회의 경우도 사무국 여직원이 2명 이상이면 1명이 퇴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올 1월부터 본격 시행된 석유사업자의 주간단위 수급보고 행정도 회원사들의 이탈 및 회비납부 거절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한국석유관리원은 주유소들이 월단위에서 주단위로 수급보고할 것을 행정계도했고, 올해 1월부터 미보고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안 J주유소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주유소협회 차원에서 주간단위 행정보고를 막았어야 했다"며 "협회가 양보하는 바람에 변두리 소규모 1인 주유소들은 판매량 감소와 함께 잦은 보고 및 미보고시 과태료까지 죽을맛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석유관리원이 주간보고로 가짜석유 판매소를 적발한 것도 거의 없다. 행정낭비다"면서 "소규모 주유소들이 협회를 탓하며 탈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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