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자동이체'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은행들의 홍보 부족 등으로 소비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규 고객이 아닌 기존 고객들은 변경신청을 해야만 납부 지정일에 '당일출금 당일입금'하는 '당일 타행 자동이체'로 갈아탈 수 있는데도 은행권은 홍보에 뒷짐을 지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등 시중 7대 은행의 전체 자동이체 가입자 369만 건 중 '하루 전 출금'이 적용되는 납부자 자동이체는 288만 건으로 78%를 차지한다.
2005년부터 '당일 출·입금' 방식의 타행 자동이체 서비스를 제공한 외환은행을 제외하면 '납부자 1일 전 자동이체' 가입고객 비중은 84%까지 올라가는 실정.
기존 납부자 자동이체는 고객이 신청한 자동이체일보다 하루 일찍 돈이 출금돼 다음날(지정일) 타 은행 지정계좌로 입금되기 때문에 출금과 송금 사이의 시차로 고객 입장에선 하루치 이자를 손해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일 자동이체' 시스템을 이용하면 당일에 출금 및 지정계좌로의 입금이 가능해 이자 손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시중은행들이 기존 소비자의 경우는 변경신청을 해야만 타행 자동이체로 갈아탈 수 있는데도 소비자들의 의사 확인과 동의가 복잡하단 이유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
더욱이 은행들은 그동안 납부자 자동이체 서비스를 통해 하루 전 출금한 돈을 은행 별도의 계좌에 넣어두고 지정일에 송금해 하루 치(공휴일이나 주말, 연휴가 낀 경우 2일 이상) 이자를 챙겨왔다는 지적이다. 이에 서비스가 시작된 지 5개월 가량 지났지만 실제 제도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은행의 홍보 방식이 제각각인 것도 문제 중 하나.
신한·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통장이나 순번대기표에 시행 사실을 인쇄해 알렸고, 국민은행은 기존 납부자 자동이체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 안내했다. 반면, 타 은행들은 홈페이지나 영업점에 안내문을 게시하는 데 그치는 사례가 많았고, 아예 홍보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박 모(34 전주 평화동)씨는 "은행에서 당일 자동이체 시스템에 관해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며 "하루 치 이자가 큰 편은 아니더라도, 이런 시스템이 있다면 당연히 이용하지 않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A 은행 관계자는 "납부자 자동이체와 타행 자동이체는 시스템이 달라 변경을 하려면 반드시 고객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자동이체 이용 고객수가 많아 일일이 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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