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김은지(38·전주시 송천동)씨는 대학 졸업 후 피아노교습소를 운영해왔다.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아파트 주변에서 친절하고, 잘 가르치는 학원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학원생 수를 그런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눈에 띨 만큼 학원생이 감소했다. 인근에 새로 생긴 학원 등에서 수강료 할인 등의 경쟁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원인인 듯 보였다.
김씨는 “학원을 줄일 때 보통 예체능 쪽부터 끊다보니 경기침체 여파가 몸으로 느껴진다”면서  “수입은 줄어드는데 임대료와 관리비 등은 계속 내야하는 상황이라 차라리 학원 문을 닫고 집에서 개인교습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침체와 청년실업 장기화의 영향으로 전북지역의 개인과외교습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교육청에 등록된 개인과외교습자 수는 총2922명이다. 이는 지난 2013년 2017명, 2014년 2835명과 비교했을 때 상반기에 이미 전년도 숫자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지역별로는 전주의 개인과외교습자가 1481명, 군산은 572명, 익산 417명 등으로 3개 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교습소의 경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문을 닫고 개인과외로 넘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개인과외교습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불법운영 사례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21건이던 불법운영 개인과외 교습자가 올해는 상반기에만 27건을 기록하면서 이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단속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미신고 개인과외교습자의 자발적 신고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고학력자의 청년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자본 없이 뛰어들 수 있는 개인과외의 공급이 늘고 있다”며 “교습소 운영자들이 문을 닫고 개인과외로 갈아타는 일도 증가해 개인과외교습자의 증가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기간 학원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2013년 학원수는 4230개였지만 2014년에는 4150개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다시 4205개로 늘어나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지혜기자·kjhwjw@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