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 그린 그림은 섬세하고 우아하지만 뜨거운 여운을 남긴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1호 낙죽장 이신입이 (사)문화연구창 부채문화관(관장 유대수) 기획초대전 ‘청죽 이신입’으로 지난 6일까지 9월 8일까지 주요작업인 낙죽과 낙화 부채를 선보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낙죽’은 불로 지진다는 뜻의 낙과 대나무 죽을 더한 말로 변죽이나 부챗살 같은 대나무 겉면에 인두로 무늬를 새기는 방식이며, ‘낙화’는 선면인 한지에 인두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다. 불로 그린 그림이라 부르는 건 이 때문.

부친인 고 이기동 선자장에게 부채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아 합죽선과 낙죽 제작이 두루 가능한 장인은 이를 부챗살과 변죽에 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선면에도 도입,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확립했다.

전시에는 전통적인 무늬나 소재를 여백의 미를 토대로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풀어낸 결과물이 자리한다. 이는 인두를 제 손처럼 사용하는 장인의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부채문화관 관계자는 “합죽선이 가진 아름다움과 더불어 그 품위를 더욱 높여주는 낙죽의 예술성을 재인식하는 자리”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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