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서희화 연꽃 모양 찻잔

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가 17일부터 9월 25일까지 ‘신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1997년 개관이래 꾸준히 작품을 수집하면서 2000년 ‘겨울이 있는 풍경전’을 시작으로 풍경 및 인물탐구 시리즈가 주를 이루는 소장품전을 개최해온 데 이어 2014년 하반기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새로이 수집한 예술품들을 선보이는 것.

서신이 주목하는 작가와 작품, 갤러리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 미술계의 비전과 발전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한 자리로 ‘여자 사람’이라는 부제를 붙여 김순철 박성수 고 서희화 안창홍 양순실 유용상 이길명 이희춘 8명의 여성 관련작 16점을 소개한다.

김순철의 붉은 접시와 고 서희화의 연꽃 모양 찻잔, 유용상의 립스틱이 묻은 와인잔, 그리고 이희춘의 오색 빛깔 꽃으로 가득 찬 형상이 그 모티브들이다.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휴식처가 됐던 이들이 있고 투명한 와인잔 속에서 검붉게 찰랑거리며 짙은 흔적을 남기거나 꽃으로 비유되는 정체성이 깃들어있다.

양순실의 얼굴 없는 마네킹과 빈 의자, 이길명의 뚱뚱한 원더우먼, 박성수의 평범한 모델은 사회가 제한하고 강제한 여성성에 대한 각자의 고찰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담아낸다. 안창홍의 회화에서는 남녀관계의 암묵적 정의를 깨뜨리는 색다르고 특별한 여성이 등장하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서희화의 작품을 덧붙여 그를 배웅하기도 한다.

박혜경 관장은 “해마다 구입하는 건 미술인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그들의 성장 기록을 수집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색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하면서 치열한 고뇌와 열정을 담은 결과물들을 엄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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