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체구에 얇고 가는 목소리, 누가 봐도 여리디 여린 그녀는 피아노와 관련된 일이라면 물러서는 법이 없다. 끊임없이 두드리고 또 두드린다.

전주대 음악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교토 시립 예술대학 대학원을 수료한 데 이어 네덜란드 우트레흐트 예술대학과 ArtEZ 예술대학에서 각각 전문연주자와 최고연주자 학위를 취득한 것만 봐도 그렇다. 

2008년 유럽 순회 연주 후 그 기념으로 기획한 ‘피아니스트 이은영과 함께하는 건반 위의 이야기’도 예외는 아닌데 ‘열정과 사랑’부터 최근 가족 및 지인들과 함께한 ‘피아니스트 이은영과 Family'에 이르기까지 여덟 번을 쉴 새 없이, 매번 다른 형식과 음악으로 진행했다.

이렇듯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면서 매년 개최되는 전주 현대음악제의 음악감독을 맡아 지역 클래식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악바리(?) 이은영이 또 한 번 무대에 선다. 25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이 은영의 건반위의 이야기 아홉 번째’가 그것이다.

이번에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하며 특정 주제 없이 이뤄진다. 그래서일까.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매력을 보다 깊이 느낄 수 있다. 드뷔시의 ‘영상 제1집’을 비롯해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2번 올림다단조’와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번호 11번 올림바단조’가 그것.

이은영은 “프랑스의 세련되고 회화적인 드뷔시와 광적인 기교예술가 리스트, 시적 음악의 대표 주자 슈만의 음악이 나를 통해 어떻게 재현되는지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236-0514./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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