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로 인해 전북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숙박시설이 없어 ‘무박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숙박시설 부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지만 관광은 전북에서 숙박은 타 시·도에서 이뤄지는 지역 관광객 증가 효과가 반감되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가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사례에 비춰 볼 때 앞으로 백제유적이 있는 익산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000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 동궁과 월지의 경우, 등재 직전 연평균 24만명에 불과하던 관람객이 등재 이후에는 64만명으로 2.6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북 안동 하회마을도 37% 증가했으며, 경주 양동마을 역시 100% 이상 관광객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백제유적을 보유한 전북 역시 관광은 물론 한류열풍, 쇼핑 등을 위한 국내외 관광객이 폭증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백제유적지를 찾은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는 수준급 숙박시설이 태부족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내에서 호텔업과 콘도미니엄업을 운영하는 관광숙박업소는 모두 45개소로 이중 관광호텔이 30곳(2023실), 가족호텔 5곳(2044실), 호스텔 4곳(76실), 콘도 6곳(763실) 등이다.

이 가운데 백제유적이 있는 익산의 경우 호텔은 단 1곳뿐으로 객실수도 고작 38개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익산 인근인 전주와 군산 역시 질적으로도 수준급 숙박시설을 찾기가 어렵다. 전주와 군산에 있는 관광호텔 23곳 중 특급 이상인 곳은 전주 2곳(277실), 군산 1곳(181실)에 불과하다.

하지만 특급 호텔로 이름을 올린 이들 일부는 휴업 중이거나 고객 편익을 위한 부대시설도 부족해 외지 관광객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민자 유치 등을 통한 호텔 신축과 모텔 현대화를 의한 이미지 제고 등 앞으로 숙박시설 확보를 위한 행정당국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관광객을 수용할 특급호텔 등이 턱없이 부족해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대전 등 타 지역에 뺏기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특급호텔이나 리조트 유치 방안 등 전반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 백제고도에 걸맞은 분위기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숙박시설 조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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