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곧 그 사람이라고 할 순 없지만 글쓴이의 면면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수필가 형효순의 글귀는 흙냄새로 가득하다.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모내기해, 가을이면 수확하는 과정을 손수 해 오고 있는 모태 농사꾼의 삶과 농촌에 대한 애정이 차고 넘치게 담긴 탓이다.

6년 전 펴낸 ‘재주넘기 삼십 년’에 이어 출간한 두 번째 수필집 ‘이래서 산다’ 또한 흙냄새가 나고 흙바람이 분다.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농촌이 실은 살만한 곳이라고 말하고 싶어서다.

곳곳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 5부로 정리한 책은 귀농을 고민하는 이들을 어설프게나마 유혹하고자 한다. ‘흙’ ‘가족’ ‘벼꽃’ ‘마당’ ‘씨앗’을 소재로 농촌생활의 풍경 및 장점과 사회에 하고픈 말을 전한다. 그가 꼽는 시골의 매력은 다정다감한 풍광과 소박한 인정, 끈질긴 모성, 노인의 황혼 등이다.

서평을 맡은 문학평론가 박양근은 “대지의 딸이자 농촌의 어머니인 그가 땅이 지닌 원초적 생명력과 다정다감한 치유력을 되살려 우리에게 전한다”면서 “자신이 놓인 상황의 진정한 뒷모습을 시종 보여준다는 점에서 수필이 지녀야 할 진실의 미학을 극대화한다”고 전했다.

수필과비평사. 245쪽. 13,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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