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잦아든다. 가끔은 바람도 분다. 조심스레 찾아드는 가을,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사랑시 39편으로 사랑하기 좋은 이 계절을 누리는 건 어떨까.

마음산책 창립 15주년이자 김 시인의 시력 33년을 기념해 독자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펴낸시선집 ‘사랑이 다예요’는 시를 읽기 어려운 시대임에도 모든 시의 원류처럼 자리하고 있고 사람을 조금 더 사람다워지게 하는 ‘사랑’을 주제 삼았다.

‘사랑 없이 어찌 한 순간인들 살겠는가’라고 외치며 2002년 ‘연애시집’을 내놓는가 하면 “세상에는 사랑할 때와 사랑 이후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작가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네가 보고 싶다/눈이 내린다/네가 보고 싶다/솔잎이 내린다/…(중략)…그런 것이/사랑이리(사랑)’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산그늘처럼/걸어가는 일만큼/아름다운/일은/세상에/없다(연애 1)’ 같은 글귀는 김선형 화가가 한지 위에 그린 소박하고 아름다운 청화와 어우러져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마음산책. 96쪽. 2,9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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