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하면 누구나 ‘김제 지평선’이라고 절로 말할 것이다.

김제 지평선축제가 한국관광산업대상 수상까지 할 만큼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김제에 대한 관심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지평선 축제가 열리는 벽골제 뿐 아니라 아리랑문학마을과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교 성지가 한 곳에 모여 있는 아름다운 순례 길까지 자연과 종교, 역사까지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김제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 민족의 수난과 투쟁을 그대로 담아 놓은 아리랑문학마을

- 김제 시내에서 죽산면 방향 코스모스 길을 따라오면 쌀가마니 모양과 논의 형상을 하고 있는 아리랑문학마을을 만날 수 있다.

문학마을의 전체적인 모습은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수탈 대상이었던 쌀과 토지를 상징해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픔에서 벗어나 발전된 미래 지향적 염원을 현대식 구조로 조성한 것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소설 ‘아리랑’의 배경이 된 곳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이 민족의 수난과 투쟁일 대변하는 소설의 배경을 재현한 곳이며 ‘아리랑’이 노동에 망향가, 애정가이자 만가 투쟁가로 민족의 노래가 되었던 것처럼 소설 속 징게맹갱(김제만경)은 강탈당하는 조선의 얼과 몸의 또 다른 이름이자 끝까지 민족 독립을 위해 싸워나갔던 무수한 민초들의 삶을 배태한 땅이다.

이곳은 홍보관과 내촌·외리마을, 근대수탈 기관, 하얼빈 역사관으로 구성돼 있다.

 

1,2전시실로 나뉜 홍보관은 징게맹갱외에밋들, 생명의 쌀이 커가던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소설에 담긴 일제강점기 민초들의 애환과 투쟁, 민족의 처절했던 삶과 혼을 느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전시실은 소설 ‘아리랑’을 쓰게 된 필연적인 이유와 김제의 장소성과 특수성을 설명한다.

또 아리랑 1권에 등장하는 ‘징개맹갱외에밋들’이라는 김제만경평야를 묘사한 글귀와 함께 김제평야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계보형식으로 구성 전시했으며 우리민족의 안타까운 역사와 이직도 돌아오지 못한 그들을 위한 상징적 고향으로서의 김제의 장소적 가치와 의미를 느낄 수 있다.

2전시실에는 소설속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볼 수 있는 아리랑 기행벨트를 체험할 수 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세계와 영상자료, 대표 작품을 읽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김제출신의 독립운동가 또한 만나볼 수 있다.

내촌·외리마을은 일제 강점기 선조들의 수탈과 고난의 삶을 소설속 주인공의 생활터전을 통해 느껴 볼 수 있다.

근대수탈기관에서는 일제강점기 민중의 생황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이라는 미명하에 민초들을 착취하고 탄압하던 죽산면사무소, 죽산주재소, 우체국, 정미소를 그대로 옮겨놔 민족의 아픈 역사를 상기하여 조국애를 일깨우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얼빈 역사관은 1910년경 실존건물을 토대로 60% 정도로 축소했다.

1909년 중국 하얼빈역에서 당시 조선 통감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푸른 영혼이 살아 숨 쉬는 역사적 현장이다. 하얼빈역은 우리의 가슴 속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역사 교육장이다. 조국의 아픔과 민족의 설움을 한 청년의 불길 같은 애국심으로 민족의 자존을 세운 승리의 현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 4대 종교 성지가 한 곳에 모여 있는 유일한 김제 금구면

치유와 사색의 길, 평화와 화합의 길인 아름다운 순례길의 6코스와 7코스가 김제시 금구면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순례길은 전북 4개 시·군에 모두 9개 코스가 조성돼 있으며 그 중 김제에는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증산교 등 4개 종교 성지가 위치 해 있어 많은 종교인들은 물론 심신을 쉬어가위 한 현대인들의 말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일상을 떠나 마음 한 자락 쉬어가는 곳인 순례길의 6코스 ‘치유와 사색의 길’은 12.5㎞로 금구교당에서 시작된다.

금구교당을 출발해 금구초교, 금구향교, 금구교회를 거쳐 지친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볼 수 있다.

마음의 소리를 정리하며 발걸음을 계속해 옮기면 영천마을을 지나 구성산둘레길을 거쳐 귀신사를 만날 수 있다.

이름 때문인지 이곳에서는 등골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또 그 이름 때문에 이곳 주변 관광을 온 사람들이 꼭 한번 거쳐 가는 곳이기도 한다.

이어 백운동 오디마을을 지나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연리지를 만나 볼 수 있다.

연리지는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며 마을사람들에게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로 보호되고 있다.

연리지를 계기고 함께 걷는 이와 마음을 하나로 동행하다 보면 어느새 6코스의 마지막인 금산사에 도착한다.

599에 창건된 금산사는 동양최대 실내입불을 모신 미륵전이 극조 제 6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외 보물 10여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드라마 ‘태조왕건’과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촬영되면서 관광객을 또 한 번 끌어 모았다.

3시간에 거친 6코스에 이어 19.7㎞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종교의 성지 평화와 화합의 길인 7코스가 시작된다.

금사산사를 시작으로 금산교회, 대순진리회, 동심원, 동곡약방, 금평저수지, 증상법종교, 원평교당, 원평장터, 독립운동만세운동지, 주평교회, 화율초교, 수류성당으로 7코스가 마무리된다.

금산사 입구에 자리한 금산교회는 한국교회 초기형태인 ‘ㄱ’자로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교회로 남녀유별을 지킨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천주교수류성당은 1890년대 호남지역 3개 성당 중 하나로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동양권에서 가장 많은 신부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며 주민의 90%가 신도인 교우촌을 이루고 있다.

 

◆ 숨은 명소와 숨은 맛집을 자랑하는 김제

지평선 축제와 금산사 등 대표 주요 관광지 외에도 창작스튜디오, 망해사, 심포항, 새만금 바람길, 청운사 등 명소가 구석구석에 보물처럼 숨겨 있다.

하소백련 축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청운사는 순수 한국어로된 기둥과 벽의 글씨가 무척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 아래로는 하소백련지라는 2만여 평의 연못이 있고 여름이면 백련이 개화해 해가 진 밤에도 주변을 훤히 비추고 있다.

이곳은 최대 백련서식지 중 하나며 6월부터 7월에는 ‘하소백련축제’가 열리고 있다.

넓게 펼쳐진 갯펄과 낙조가 유명한 심포항에서는 싱싱한 횟감과 조개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또한 망해사로 이어지는 새만금바람길은 바다를 옆에 두고 산길을 걷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새만금바람길은 만경강 하루인 김제시 진봉면소재지에서 시작해 새만금 사업으로 드러난 간척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심포리 거전 갯벌까지 약 10㎞에 이른다.

1코스는 과거의 길, 2코스 현재의 길, 3코스는 미래의 길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으며 3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1589년 창건된 망해사는 서해안의 낙조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인근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바다와 평야를 동시에 전망할 수 있다.

그림 같은 자연과 더불어 숨을 쉬었다면 이제는 맛있는 먹을거리를 만날 시간이다.

 

김제 시내에 위치한 30년 전통의 김제 대흥각은 고추짬뽕이 유명하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미식가들에게 이미 인정받은 이곳은 한 그릇의 반을 차지할 만큼 푸짐하게 넣은 돼지고기가 이 집의 짬뽕의 포인트.

고기를 갈아 만든 유니짜장도 짬뽕과 쌍벽을 겨누는 메뉴로 이것들을 맛보기 위해서는 부지런함이 필수다.

1990년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25년간 맛을 지켜온 운암매운탕.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며 정갈한 반찬들도 인기가 높다. 김제의 맛집답게 밥맛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농가맛집 ‘삶의 향기’는 금산사 인근 어유마을에 위치한 농가맛집은 지역의 제철 농산물을 이용해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한상차림을 대접한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우리 몸에 좋은 우리 음식을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추전하며 숙박도 가능하다. 음식은 하루 전 예약한 손님에게만 대접하니 꼭 기억해두길 바란다.

 

◆건강한 자연에서 자라 맛과 건강까지 생각하는 특산물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이력추적관리 시스템으로 등록되어 안전하고 우수한 고품질을 자랑하는 김제평야 쌀은 더 이상 말 할 필요가 없다.

구치 덧붙이자면 저온창고 저장으로 수확 후 최상의 선도를 유지해 언제 먹어도 햅쌀 같은 맛을 자랑한다.

쌀과 함께 김제에서 재배된 배는 모악산에서 흘러내린 모래와 흙이 쌓여 만들어진 삼각주의 깨끗한 물과 공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명품배로, 탁월한 당도와 아삭한 과질, 풍부한 과즙이 일품이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파프리카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김제 지평선파프리카는 수경재배와 천적을 활용한 해충재배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별포장 방식을 선택해 주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까지난 팔방미인이다.

김제하지감자는 감자중의 감자로 손꼽힌다. 알이 알차고 그 맛이 밤 맛과도 같으면 포금포금한 식감을 자랑한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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