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출신 부모를 둔 다문화가정 학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다문화교육정책이 부실해 학습부진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과 전북도교육청에 올 4월 1일 기준 도내 다문화 학생은 총 4790명으로 전체 학생의 2.03%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3327명·중학생 892명·고등학생 571명이며, 특히 초등 6학년의 다문화  학생 비율은 1.91%인데 반해 초등 1학년은 5.08%로 해마다 다문화 학생이 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문제는 다문화 학생의 학습부진율이 높다는 것이다. 다문화 학생들 상당수는 우리말과 글이 익숙치 않은 부모에 의해 양육되고 있고, 다문화 가정의 경제‧교육적 여건이 좋지 않은 탓에 학습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도내 초등학교 3~6학년 1만9150명 가운데 1547명이 학습부진 학생으로 조사됐는데 일반학생은 1399명(전체 1만8486명), 다문화 학생은 148명(전체 664명)이다. 이를 비율로 계산하면 일반학생은 7.6%에 불과했지만 다문화 학생은 22.3%로 3배 가까이 학습부진 학생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다문화 학생에 대한 정부의 교육지원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특별교부금 사업으로 다문화 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는 2013~2014년에는 80억원을 시도교육청에 교부했으나 올해는 70억원으로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전북교육청이 교육부로부터 교부받은 올해 다문화 학생 지원 예산은 3억3900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전북교육청은 올해 5억5400억원을 투입해 다꿈 키움학교, 다꿈 사랑방학교 등 자체적인 다문화 학생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꿈 키움학교는 도내 14개 지역에 한 곳씩을 중점학교로 지정, 거점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고, 다꿈 사랑방학교는 다문화 학생이 5명 안팎의 학교를 대상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다문화 학생 지원을 ‘다문화’로 제한해 추진하게 되면 오히려 낙인효과와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다양한 교육복지사업과 연계해 지원하거나 두드림학교 등 교육청의 기초학력 더딤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차별없이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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