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조사돼 학업성취도 평가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성적향상도가 우수하다고 발표된 고교 3곳 가운데 2곳에서 수능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봤던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 진학을 위해 응시한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성적향상도 우수 고등학교의 성적이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실제 2012년 학업성취도 평가와 2014년 수능시험 국어·수학·영어 백분위 평균을 비교해본 결과 국어는 13개교, 수학·영어는 각 14개교에서 백분위 평균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A고교의 경우 2012년 학업성취도 평가 국어 과목에서 5.04%의 향상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학생들이 1년여 뒤에 치른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백분위 평균이 25.88%에서 22.63%로 3.25%포인트 하락했다.

수학과목에서의 격차는 더욱 심하게 벌어졌다. 도내 B고교 2학년 학생들은 2012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2.77%의 향상도를 보이면서 전국에서 8번째로 높은 향상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 학생들의 백분위 평균은 2012년 24.38%에서 2014년 수능에서는 15%로 9.38%포인트나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학력 향상도가 높게 나타난 대다수 학교는 수능에서 타 학교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어과목의 경우 향상도 상위 19개교 중에서 8개 학교가 같은 지역내 고등학교 백분위 평균에 비해 낮게 나타나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반면 수학과목은 19개교 중 15개교가 지역내 고등학교 백분위 평균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고, 영어는 19개교 중 16개교가 지역내 고등학교 백분위 평균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 의원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한 성적 향상도는 시·도별로 특별교부금을 배분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정도로 중요한 성과로 인식되었던 것이 사실이다”면서 “학업성취도 평가 과정에서 점수를 높이기 위한 학교단위의 교육과정 파행운영이나 부정행위 등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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