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진 사투리 한 자락처럼 사실적이고 감칠맛난다. 해학적이다. 백봉기가 써 내려간 수필집 ‘팔짱녀’가 그렇다. 전북예총 사무처장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바쁘게 생활하는 중에도 수필을 애지중지 끌어안고 사는 그가 또 한 번 유쾌한 글 솜씨를 풀어낸 것.

모두 6부로 구성된 작품 중 표제작 ‘팔짱녀’에도 그러한 특성은 고스란히 묻어난다. 시쳇말인 ‘된장녀’ ‘김치녀’ ‘개똥녀’에서 착안한 팔짱녀는 새만금상설공연 기념사진을 찍던 중 옆에 있다 팔짱을 낀 한 여성을 가리킨다.

사진이 담긴 책자가 집으로 배달됨에 따라 아내는 불륜현장을 목격한 듯 오해하기 시작, 이에 대해 끊임없이 다양하게 물었고 남편인 저자는 계속해서 해명해야 했다는 재밌는 일화를 전한다.

개인적인 사연은 사회적인 시선으로 이어진다. 결혼식을 마친 두 남녀가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디딜 때 끼는 데서 알 수 있듯 팔짱은 사랑의 상징이자 사랑하는 이들의 특권인데 영원한 맞수인 고부간과 여야 대표, 남북 정상 나아가 온 국민이 팔짱을 끼는 사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군산 출생으로 2010년 한국산문 수필공모에 당선됐으며 KBS 프로듀서를 역임했다. 수필과 비평사. 198쪽. 12,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