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대전부터 대공황, 독재치하에 이르기까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혼란스러운 스페인 정국과 그 속에서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는 시민들의 모습은 국적과 시대를 달리할 뿐 오늘날 우리와 다르지 않다.

전주시립극단 정기공연으로 16일과 17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어느 계단 이야기’는 스페인 극작가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Antonio Buero Vallejo)의 작품으로 스페인의 어느 허름한 연립주택 계단에서 벌어지는 30여년의 고통과 갈등을 이야기한다.

실제 무대에 오른 작품은 각색을 거쳐 다른 양상을 보이나 맥락은 같은 만큼 웃음이나 행동, 무대 같은 외적인 요소보다 극이 말하려는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게 관전 포인트다.

연출을 맡은 홍석찬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에는 역부족인 중, 하류층의 일상생활을 생동감있게 전함으로써 어두운 사회 실정을 투명하게 전하는 한편 막다른 계단에서 만나는 푸른 희망을 보여주고 삶의 의지를 높여 주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273-1044./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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