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민중종교의 근원을 살핌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주역사박물관과 국사편찬위원회 주관으로 15일 마련된 제2차 지역사 워크숍 ‘근대 민중종교의 지역공동체 건설과 후천개벽론’에서는 전북과 긴밀하게 맞닿아있는 동학, 원불교, 보천교 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이 잇따랐다.

‘동학지도자 손화중과 선운사 비기’를 주제로 발표한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이른바 손화중 비기 사건을 문화적으로 해석하는 한편 이것이 동학세력을 확장시켰다고 언급한다. 그는 “손화중은 민심의 구심점으로 떠올랐고 힘을 가진 그는 동학농민의 요구로 조선왕조를 무너뜨리고 새 세상을 만들고자 애썼다”고 설명했다.

‘원불교 성립, 발전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군산과 익산 측면에서 살핀 박맹수 원광대 교수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 전북 익산에서 시작된 ‘불법연구회’의 창립 배경을 1899년 군산 개항과 관련짓는다. 불법 연구회가 시작된 익산이야말로 일제의 식민정책이 가장 첨예한 역사적 현장이고 이곳에서 새로운 민중종교가 당당히 출범했다는 건 주목할 측면이라는 것.

장원아 서울대 교수는 ‘후천선경과 복마전의 간극–보천교 공동체의 성쇠와 믿음의 지속’에서 정읍 대흥리 마을을 토대로 보천교의 이상과 성격을 살핀다. 장 교수는 “전국 각지의 신도들에게 대흥리는 새로운 세상의 중심이자 시작점이었으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상은 ‘희망’으로 유지됐다”면서 “이는 보천교를 단순히 ‘민족’ ‘근대’ 같은 일면의 기준으로 단정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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