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어린자녀를 둔 부모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현장체험학습, 가을소풍, 체육대회 등 야외활동이 많은 시즌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악화되면서 소풍이나 체육대회 일정을 취소·연기하는 곳도 있지만 예정대로 진행하는 곳도 상당수다.

22일 환경부 대기오염도실시간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전북의 미세먼지 농도는 125㎍/㎥로 전국에서 가장 나빴다. 전날 해제됐던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초미세먼지 농도 24시간 이동평균 농도기준 120㎍/㎥를 초과해 다시 발령됐다.

미세먼지 행동요령에는 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유치원·초등학교는 실외수업을 자제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야외 체육시설 운영도 제한된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 않고 야외 현장학습이나 운동회를 진행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도 많다.

전주의 한 어린이집은 이날 서천생태공원으로 현장체험을 떠났고, 또다른 유치원은 고구마캐기 등 농촌체험을 진행했다. 23일에도 현장학습과 소풍 등의 야외활동을 진행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어린자녀의 소풍이나 현장학습을 앞둔 부모들의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부모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먼저 자제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5살과 3살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 김모씨는 “큰딸이 현장체험학습을 간다는데 맞벌이만 아니면 그날 유치원을 보내지 않고 싶다”면서 “원래도 호흡기쪽이 약한 아이인데 요즘같은 날씨에 무척 걱정스럽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유치원에서 이번주 소풍간다는 계획서를 받고 일주일 동안 날씨만 확인하게 되더라”면서 “아이는 소풍간다고 기다리고 있지만 어른인 나도 잠깐 외출에도 목이 칼칼한데 아이 건강에 안좋을 것 같아 그냥 집에서 데리고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kjhw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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