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으로 '대봉'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생산농들을 주름지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은 가격 하락으로 전주·완주·임실·진안 등 늦가을 보너스 소득을 기대했던 생산농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월 넷째 주 도매시장 '대봉' 가격은 상품 10㎏들이 한상자당 1만7,000원 정도에 거래됐다.

이에 앞선 10월 셋째 주 전국 주요 도매시장에서는 '단감' 상품 10㎏들이 한상자당 1만4,679원 정도에 거래됐다.

떫은감 '약시'는 둘재~셋째 주 평균 시세가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1,077원이었다.

이들 가격은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모두 10~15% 떨어진 가격이다.

문제는 전년 풍작과 소비부진이 겹치며 폭락했던 가격이 되살아나지 못하고 더욱 떨어진데 있다.

더욱이 전국 대부분에 아직 첫 서리가 내리지 않은 상태로, '대봉' 주산지인 전북 고창·전주와 전남 영암·광양·곡성 등에서의 막대한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데, 이 같이 적은 공급량에도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면서 시세 반등을 이루지 못할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전주원예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풍작으로 출하를 앞당겼던데 비해 올해는 '대봉시' 출하량이 크게 줄었는데도 '청도반시' 등 떫은감 품종이 쏟아지면서 시세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밭떼기로 거래된 물량들이 첫 서리가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들의 출하 타이밍이 몰리면 가격을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늦가을 농가의 보너스 소득을 기대했던 생산자들은 지속적인 가격 하락에 입맛이 떫다.

완주군 고산면에서 논농사를 마무리한 김모씨(61)는 "대봉시는 첫 서리를 맞아야 색이 나고 맛도 좋아지는 만큼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데, 감 시세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당혹스럽다"며 "일손을 구해 대봉시를 출하해도 인건비도 못 건지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푸념했다.

그는 "지난해 가격폭락으로 인건비를 건질 수 없어 온 가족이 '대봉시'를 들고 장마당을 전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11월 김장철 채소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에 감 농가 모두가 저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울며 겨자먹기'식 출하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기다렸던 가을 보너스 수확마저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석 이후 제철 과일인 사과, 포도, 감귤 등도 모두 출하물량이 줄었지만, 경기침체 및 소비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국산과일 소비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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