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는 다름 아닌 사랑이다. 하지만 바삐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이를 주고받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 시인 정병렬이 최근 펴낸 시집 ‘외롭다는 것-그것으로 나는 공허하지 않았네’ 속 단어 하나, 구절 하나에 절절히 사랑을 덧입힌 건 그 때문일 것이다.

모두 6부로 구성된 책은 스스로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비롯해 한 번쯤 겪고 느꼈을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 그 중 12편의 연작시로 풀어낸 ‘내가 나에게’에는 자신을 향한 끝없는 질문과 호기심이 담겨있다.

다른 글귀에서는 깊고 넓게 투사한 사물의 내면과 특유의, 새로운 글감 및 글짓기 방식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특성이 드러나곤 있지만 역시나 다다르는 주제는 ‘사랑’이다.

‘세상은 가시로 가득한 장미원/가시가 사랑이니/날마다 나를 만나 외친다/내가 가시장미원 주인이라고(내가 나에게 11 중)’이나 ‘언제쯤일까 한 번은 그대에게 불지를/내 뜨거운 정렬 한 개비 되리라(고추밭에 서서 중)’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시집으로는 ‘등불 하나가 지나가네’ ‘물 길어가는 새떼들’ ‘설원에 서다’, 산문집으로는 ‘희망시인내동사랑가’를 출간했다. 신아출판사. 152쪽. 1만 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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