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귀뚜라미가 노인층 우울증과 인지 기능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사실을 정신심리 검사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등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하고, 이를 관련 저명 학술지(Gerontology)에 게재했다고 28일 밝혔다.

왕귀뚜라미는 초보자들도 손쉽고 안전하게 키울 수 있고, 연중 맑고 고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높일 수 있는 애완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에도 궁녀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귀뚜라미를 길렀고, 시어(時語)나 노랫말에 자주 등장했던 친숙한 곤충이지만, 이를 학술적으로 입증한 것은 처음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왕귀뚜라미를 2개월간 돌본 그룹은 비체험군에 비해 우울증 지수가 3.9에서 3.1로 크게 낮아진 반면, 인지 기능 지수는 26.7점에서 28.1점으로 높아졌고, 정신적 삶의 질(건강관련) 지수 또한 73.4점에서 78.3점으로 상승했다.

또 자기공명영상(fMRI) 검사에서도 체험군은 비체험군에 비해 집중에 관여하는 뇌 부분 활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영상촬영 중 수행하는 임무의 정확도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국립농업과학원 강필돈 과장은 "이번 성과는 곤충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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