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내 감사기능 강화는 청렴경영 독려와 방만한 경영을 예방하는데 곧장 연결된다. 정부의 국정철학을 투영시켜 처벌이 아닌 격려와 상을 주는 감사시스템을 정립하겠다”

최옥선 전북대학교병원 상임감사(53·사진)는 4일 병원 감사실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정철학을 차질없이 반영해 병원의 투명성 강화와 반부패 문제 해결, 청렴도 강화 등에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7일로 취임 1주년인 최 감사는 어떤 질문에도 군더더기 없이 꽉 찬 답변을 내놓았다. 난처할 것 같은 질문에도 우회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겸손함과 솔직함은 그의 큰 매력이었다.

최 감사는 ‘기존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일부 의료진의 불친절에 대한 도민들의 쓴소리가 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여론을 살펴보면 사실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몸에서 베어 나오는 친절과 병원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전 직원이 함께하는 힐링캠프 등이 실시됐다”며 “비위행위에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뿌리뽑겠지만 처벌 위주의 감사는 지양하는 등 병원분위기 변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 감사는 지난 1년간 총 1328건의 일상감사를 통해 각 부문의 예산절감은 물론, 불합리한 업무처리 등을 개선했다.

전북대병원은 지역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터덕거리고 있는 국책사업인 군산분원을 비롯해 당장에는 이달 말께 발표예정인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 등 병원 미래를 좌우할 주요 사업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병원의 일거수일투족 매의 눈으로 살피는 주 업무가 가장 중요하지만, 최 감사는 최근 병원발전을 위해 정치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비공식적인 일에도 소홀하지 않고 부단히 뛰고 있다.

그는 여성운동가로 전북성폭력상담소장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최 감사는 그동안 다소 느슨한 감이 없지 않았던 감사업무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강명재 신임 병원장이 ‘내적 충실화’를 이뤄 더 강하고 튼튼한 지역거점병원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만큼 최 감사에게는 곪아터진 환부를 도려내는 등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고품질 감사’라는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최 감사는 이를 위해 기존 감사시스템인 지시·관리·감독 차원의 행정통제 방식을 뜯어고쳐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환골탈태하는 컨설팅감사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최옥선 상임감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이 ‘기타공공기관’인 국립대학병원에 잘 투영될 수 있도록 투명성과 청렴도 강화 등에 힘을 쏟겠다”며 “국정철학을 반영한 투명하고 공정한 감사업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대학병원 상임감사는 병원 재산 상황의 감사를 비롯해 회계 및 업무의 감사, 정관 규정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의 감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감사결과 위법 또는 부당한 사항이 발견되면 교육부 장관 등에게 보고해야 된다. 상임감사는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고 있다.

/글·사진=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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