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은 특별하지 않아 더욱 특별한 사람들이었고 잘나지 않아 더욱 잘난 사람들이었다. (중략) 한발 비켜선 자리에서 각박한 세상의 중심을 조금은 ‘따순’ 쪽으로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가도 카메라만 꺼내면 금시 표정이 어색해지던 내 사람들, 사랑하고 응원한다’

특별한 사람이 된 거 같다. 잘난 사람인 것도 같다. 평범한 인생을 위로해온 착해빠진 시인 박성우가 펴낸 산문집 ‘박성우 시인의 창문엽서’를 읽다보면 말이다. 정읍시 산내면 수침동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만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2014년 4월부터 1년 여간 창비 문학블로그에 연재하다가 책으로 엮었다.

순박한 이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가정을 일궈 사는지, 그 안에 큭큭 웃음이 나고 가슴 저릿한 사연이 얼마나 많은지 또 소중한 지 과장되지 않은 진솔한 언어로 꾹꾹 눌러 담았다. 그 사이 대학교수 일을 그만두고 더 열심히 동네 마실 다닌 덕이라고.

책에는 백중날 같이 일하고 같이 모시개떡을 쪄 먹고 같이 쉬는 등 모든 걸 함께 하는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화투판에서 8천 원을 잃고 울던 블루베리 농사꾼 갑선이, 한 때 넓은 집에서 편히 살았으나 지금은 냉장고 없이 살아도 불편함 없는 온겸이네, 서울처녀 김유리 과장을 듬직한 굳은 살 박인 손으로 꼬신 지고지순한 시골총각 순기 형님 같은 사연들이 잇따른다.

정읍 출신으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거미’가 당선, 등단했으며 시집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동시집 ‘불량꽃게’, 청소년 시집 ‘난 빨강’을 펴냈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을 받은 바 있다.

창비. 272쪽. 14,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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