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진안, 장수, 완주 쪽에서 농사를 지은 어르신들은 정성스레 키운 농산물 보따리를 들고 모래내 시장을 찾았다. 새벽 이른 시장안에는 싱싱한 야채들로 가득 차 있었고, 새벽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신선한 먹거리에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주에 몇 개 안되는 전통시장 중에 가장 많은 시골 상인들이 드나드는 전주 모래내시장은 이제 전주의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성장하여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태어나고 있다.

1975년 시장을 개설하여 현재 218개 점포 및 60여개 노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522명의 상인들이 종사하고 있는데, 인근 완주, 진안 등 동부권 지역에서 접근성이 용이하고 1차 상품의 품질이 높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시장으로 그 명성을 날리고 있다.

모래내 시장의 역사를 보면, 과거 후백제의 왕도인 전주를 수호하였던 사방신 중 우백호에 해당하는 기린봉에서 발원하여 북현무(거북바위) 아래로 흐르던 전주천의 지류가 곡류로 흐르던 하천에 모래 퇴적물이 쌓이며 ‘모래내’라 불려졌으며, 1970년대에 하천의 대부분을 복개하여 도로가 생기며 재래시장이 자연 형성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모래내시장은 전주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주택 및 다세대 주택이 가까이 밀집하고 있어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이다. 이 모래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일고 있다.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쇼핑문화의 변화에 따라 대형마트 및 SSM 진출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현실에서 모래내시장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전주 한옥마을 및 남부시장과 대조적으로 모래내시장은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에게 생소하기만 하다.

모래내시장에 대한 노후시설 현대화 및 주차장 조성 등의 기반시설 확충에도 불구하고 외형적 변화에 그치는 등 실제 활성화와는 거리가 있어 왔다.

이와 함께 시장상인들뿐만 아니라 시장을 찾는 고객들도 갈수록 고령화됨에 따라 주요 소비층인 30-40대 고객들의 외면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모래내시장을 살리고 서민경제의 중심인 전통시장에 좀 더 새로운 변화를 주기위해 전주시는 2015년 중소기업청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현재 사업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래내시장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상인회와 지자체의 의지, 고유의 문화관광 인프라 접목으로 고객이 좋아하는 시장 육성을 꼽을 수 있고, 다양한 먹거리와 고객이 선호하는 정육 품목 등을 활용한 특화거리를 조성함으로써 자주 가는 시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도시 중앙에 있다는 이점을 최대한 이용해 퇴근길에 이용하는 시장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젊은 상인들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인근의 관광명소와 연계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수익모델 창출로 상인 자생력 강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차별화된 전통시장만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특화된 먹거리와 즐길 거리 개발에 나선다면 모래내시장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또한 협동조합 등의 수익모델을 통해 상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창의적 상품 기획 등을 통해 매출 증대를 모색해 나갈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또한 전주의 한류문화 인프라와 전주 덕진구의 유일한 전통시장으로써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전통시장에 접목시키면 성공한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 자원을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접목시켜 역사 이야기가 있는 시장으로 변화를 추진 중에 있으며, 유동인구가 많고 가까운 전북대 대학생들과 연계한 사업을 통해 좀 더 젊고 창의적인 시장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모래내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단장 기성도)은 “모래내시장 고유의 특성들을 최대한 활용한 즐겁고 특색 있는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전통시장의 멋과 문화가 살아있는 전주의 명소로 거듭나 사람들로 발 딛을 곳 없는 모래내시장으로 발전시키는게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추진 중에 있는 대표적 계획에는 모래내시장 樂 스트리트 조성이 있다. 모래내 시장내 육거리장터 조성, 길거리 주막, 골목길 악세사리 마켓 조성 등을 계획 중에 있다.

또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좀 더 깨끗한 시장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내부 통로를 정비하고, 시장 종합안내도를 설치하는 등 고객들이 편하고 청결한 환경해서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젊은 대학생과 연계한 블로그나 SNS는 모래내 시장의 홍보 대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주시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뿐만 아니라 모래내시장 상인회와 협력하여 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모래내시장이 관광필수 코스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어느 지역이나 전통시장은 존재한다. 사람의 발길을 끌어 모으며 그 지역에 활력을 주는 전통시장은 그 시장만의 매력이 분명 있을 것이다. 전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사랑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워갈 수 있는 전주의 전통시장, 모래내시장은 지금 다시 태어나고 있다./권희성기자?k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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